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당 대표-중진의원 긴급 연석회의에 참석,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일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박병석 국회의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과 관련해 심각한 모순점들이 있는 상황"이라며 최고위원회를 통해 추진 여부를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을 향해 "예정된 검찰 정상화 국회 입법을 존중하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검수완박 중재안 내용을 두고 일각에서 강력한 반발이 쏟아져 나오자 24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강력한 요구를 이겨낼 수 없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중재안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말 내내 여러 법률가와 소위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이번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논의에 대한 자세한 의견을 수렴했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포함해 일선 수사경험자들의 우려는 타당하다고 여겨진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이어 "법률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 민주당 측의 주장을 따르자면 개정되어야 할 법안의 내용이 그 두 가지에 그치지 않는다"며 "또한, 현장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일선 수사 인력들은 본인들의 경험과 우려가 입법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은 것에 분개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심각한 모순점들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입법 추진은 무리"라며 "1주일로 시한을 정해 움직일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의 수고를 존중한다면서도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협상안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법안은 더 이상의 추진 이전에 법률가들과 현장 수사 인력들을 모시고 공청회부터 진행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입법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또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어 이 정책 사안에 대해 논의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의견수렴 과정에서 한 후보자와도 직접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후보자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20년 법 개정(2021년 1월 1일 시행)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에서조차 서민 보호와 부정부패 대응에 많은 부작용과 허점이 드러났다.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 없이 급하게 추가 입법되면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사무실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민주당은 앞서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재검토 의사를 내비치자 "윤 당선인은 예정된 검찰 정상화 국회 입법을 존중하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당선인 측이 '취임 이후에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윤 당선인이 벌써부터 여야 합의를 파기 하기 위한 밑자락을 깔고 있지 않은지 우려스럽다"며 "윤 당선인이 검찰의 기득권 수호 논리와 같은 맥락으로 헌법을 언급한 것이라면 이는 헌법의 취지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인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대한 윤 당선인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련의 과정을 국민이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잘 듣고 잘 지켜보고 있다"며 "취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취임 이후에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어 "헌법의 검사 영장 신청권 규정을 검찰 수사권의 헌법상 보장으로 읽는 검찰의 난독증이 매우 안타깝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검사의 영장 신청권 규정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제한하기 위한 취지라고 판결했다. 헌법의 취지는 검찰 입맛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윤 당선인을 향해 "윤 당선인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지, 검찰을 대표하는 '검통령'이 아니다. 당선인은 예정된 검찰정상화 국회입법을 존중하고 국민 기본권 보장, 사법정의를 위한 후속 작업을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민주당은 국민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가치 수호를 위한 책임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검수완박 합의안에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법안 논의를 막기 위한 '시간끌기'"라고 봤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니나 다를까 역시 국민의힘은 수사·기소 분리의 검찰 정상화 개혁을 수용할 의사가 없었다"면서 "국민의힘이 중재안을 덥석 받은 것은 일차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 어떻게든 민주당의 당론 처리를 막고, 이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충분히 이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