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첫날인 지난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언제쯤 마스크를 벗어던질 수 있을까. 이 물음에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초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즉각 "신중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가 가능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많은 사람이 밀집한 공간이나 대중교통 등 장소와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1일 인수위와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인수위는 전날 "방역 조치 완화가 한꺼번에 이뤄짐에 따라 자칫 방역 긴장감이 사회 전반적으로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해 사실상 반대하는 안철수 위원장의 의견을 전했다. 4주간의 이행기를 거쳐 다음달 23일부터 시행 예정인 ‘코로나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에 대해서도 "차기 정부가 충분한 검토를 거쳐 가능하다고 판단할 때 격리 의무를 해제하겠다"며 "마치 코로나가 없는 것처럼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인수위의 제동은 같은 날 오전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방역 상황에 대한 면밀한 평가와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5월 초 실외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한 후 나왔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실외 마스크 해제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2주간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혀 왔다. 18일부터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2주 뒤인 다음달 2일께 논의를 거치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 10일께 실외마스크 해제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현재 방역 지침상 마스크는 ▲실내 전체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거리 유지가 안 되는 경우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에는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위는 현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가 성급하다고 보고 있다. 5월 초 어린이날 연휴 등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시기와 맞물리면 오히려 새 정부 출범 전후로 코로나 확산세가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수위 코로나특위 위원인 최재욱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실외마스크 해제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방역조치를 전면 해제하면서 국민들에게 다시는 마스크 쓸 일이 없을 것이라는 듯한 메시지로 호도하고 있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더라도 언제든 상황이 나빠지면 다시 쓸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야외에서 한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거나 한적한 산에서 등산하는 경우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노천식당이나 주점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고 신체 접촉을 하게 되는 경우는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장소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을 국민들에게 좀 더 상세히 안내하고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같은 실외라도 전파 위험이 큰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시간·공간에서 인구 밀집도가 어떤지에 따라 마스크 해제 여부를 판단해야지 무조건적인 해제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온 18일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올해 11월쯤에서 내년 초 사이 코로나가 재유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질병관리청이 전날 주최한 '과학 방역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심포지엄'에서 "새 변이가 BA.2(스텔스 오미크론)의 우세종화 시점 10~14주 후인 올해 하반기에 중규모 유행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나타난 변이는 기존의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의 효과로 중증화율은 감소할 수 있지만,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과 전파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정 교수는 "항체 양성률·재감염율·백신효과 감소, 경구용 치료제 투약 효과 평가를 통해 하반기 유행에 대비해야 하며, 거리두기와 방역패스 효과 등 정부의 과거 정책 평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현상은 유행의 최대치를 5~20% 증가시킬 수 있다"며 "이 기간 4차 접종의 대상과 규모에 따라 누적 사망자가 최소 700명에서 최대 2700명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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