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때 다른 방사청의 수출홍보 전략

터키 방산전시회에 전시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고등훈련기.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터키 방산전시회에 전시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고등훈련기.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공식석상에서 방산수출액을 언급하면서 공적쌓기로 인해 ‘오락가락 정책’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방산수출액 공개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쉬쉬하던 방사청이지만 기관장이 직접 공개하고 나서 기준조차 없어졌다는 것이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20일 세종연구소가 서울 서머셋팰리스에서 개최한 세종국방포럼에서 "최근 방산 수출이 급증해 70억 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방산수출품목과 수출대상국가도 공개했다. 강 창장은 노르웨이 차기전차 사업에 참여 중인 K-2전차(현대로템), 호주 차기장갑차 사업에 참여 중인 레드백 장갑차(한화디펜스) 등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동안 방산수출이 언론에 알려지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방사청의 입장이었다.


방사청은 2014년 6월 방산수출액은 13억5866만달러에 달한다며 방산수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하지만 다음해 입장은 달라졌다. 방위사업청은 2015년 1월 "전 세계에서 방산무기 수출 실적을 가지고 언론에 홍보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무기 수출을 얼마나 했는지 자료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 등 선진국에서 한국의 방산수출 신장세를 눈여겨보는 등 실적 공개가 국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배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방사청의 입장은 다시 한번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ADEX 개막식 축사에서 "우리 방위산업도 첨단무기 국산화 차원을 넘어 수출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은 그 이듬해인 1월 방산수출액이 3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2016년(25.5억달러) 보다 25% 증가한 수치라고 다시 홍보에 나섰다.


방산수출 공개 기준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자 방산업계 조차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라는 평가다. 방산기업 한 관계자는 “최근 중동수출의 경우에도 기업간에 협상을 해야 하지만 무조건 수출을 강요하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기관장들이 다음 정권에서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수출 사인을 요구하고 수출 성과를 홍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부처와 상위기관들이 방산수출 실적을 과시하자 산하 기관들도 실적쌓기 홍보에 동참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2021 세계 방산시장 연감’을 펴내고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한국은 전 세계에서 9번째로 무기를 많이 수출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당시 박경진 국기연 방산조사분석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연감 발간 보도자료 내용 중에 언급된 수출액 내용은 이미 공개된 다른 뉴스 보도를 인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시장 조사와 분석이 아닌 언론보도를 토대로 연감을 발간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기연은 최근 수출, 개발, 기술품질 등 방산에 모든 것을 업무를 총괄하는 것처럼 홍보를 하는데 다른 기관은 필요 없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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