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 내각 등용인사에서 잇단 잡음이 발생하면서 ‘능력’으로 요약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재등용 방식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능력만 있으면 누구든 중용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결과가 ‘회전문’과 ‘인사청문 3종세트’ 프레임이냐는 것이다.
가장 큰 지적은 대선 후보시절 공공연히 밝힌 ‘30대 장관’이 한명도 없다는 점이다. 윤 당선인은 페이스북과 청년들을 만난 자리에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서는 한 명이 아니라 아마도 여럿 나오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사는 30대는 물론 40대 장관도 찾아보기 힘들다.
당선인측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0일 "30대 인재라면 벤처 등에서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며 "30대는 대부분 기업을 하고 있는데 (경험 없이 곧바로) 행정을 한다는 게 쉬운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인사 철학인 능력과 전문성을 따지다보니 최종 인선까지 오른 인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내서도 "좁은 인재풀만 확인시킨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능력 위주’라는 말은 결과적으로 과거 정권에서 활동한 사람을 다시 기용하는 ‘도돌이표’ 인사와 동의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정부 첫 내각에 임명된 국무위원 19명 중 10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나 부처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정치색이 옅은 관료 출신들이 포진한 영향도 있지만 한화진 환경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등은 이후 현 정권에서 중용되지 못하는 등 과거 정권 인물들로 분류된다.
익명을 요청한 국민의힘 의원은 "훌륭한 인재가 많은 것은 맞지만 한쪽으로 편중돼 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차관 인사 등에선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만 찾다보니 검증에도 구멍이 많았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국민 정서상 성공한 이들일수록 그간의 활동이나 재산증식, 특히 자녀문제에 있어서 국민 눈높이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더 꼼꼼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빈틈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이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특혜 의혹에 휩싸이며 인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 큰 문제는 공직에서 퇴직하고 민간기업이나 이익단체 등에서 활동하다 다시 공직으로 돌아온 인사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김대중 정부의 경제수석, 노무현 정부의 총리를 지낸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공직 퇴임 후 로펌, 이후 다시 공직에 복귀한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로 꼽힌다. 고위공직자가 로펌 고문, 특히 김앤장으로 가는건 전관예우의 전형이다. 정부 로비스트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과거 활동과 완전한 결별을 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나온다.
특히 능력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과거 정권에서도 반복돼온 ‘회전문’ 인사를 답습했다는 점은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역대 사례를 보더라도 그들이 인정받은 ‘능력’이라는 게 꼭 훌륭한 정부 운영으로 귀결되지는 않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후보자들의 ‘스펙’은 훌륭하지만 국가는 기업이 아닌 만큼 능력의 기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능력이라는 것은 평가하기 나름인데, 결국 내 맘대로 뽑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당 기득권 정치가 이어지다보니 정권이 바뀌면 내부의 굶주림부터 채우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며 "여야 대립구도가 심하다 보니 외부에서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기 보다 일단 믿을 수 있는 내편을 데려오자는 폐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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