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 IMF 이사 "우크라이나 전쟁 끝나도 에너지發 인플레 지속"

對러 제재 바로 중단 안할 듯…에너지發 물가상승 이어질 것
고령화로 장래 부채 흐름 우려…재정 건전성 회복 강조

허장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허장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아시아경제 워싱턴(미국)=권해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끝나도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이어질 것입니다."


허장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전쟁이 끝나도 바로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허 이사는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으로 근무하다가 2020년 11월 IMF 상임이사로 부임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에너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단기간에 (인플레이션이) 꺼지진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중국 봉쇄,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인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직전 전망치(3.0%) 대비 0.5%포인트 낮춘 2.5%,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전망치(3.1%)보다 0.9%포인트 올려잡은 4%로 제시했다.


한국의 성장 전망 하향엔 높은 해외 의존도가 반영됐다. 허 이사는 "우리나라는 해외 의존도가 커 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며 "다른 국제기구가 IMF 성장 전망을 많이 참고하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기구의 한국 성장률 하향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 구조상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는 특히 타격이 크다. IMF는 세계경제 성장 전망을 지난 1월 4.4%에서 3.6%로 수정해 석 달 만에 0.8%포인트 낮췄다.

다만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폭이 예상보다는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전날 발표한 IMF 세계 성장전망(3.6%)이 열흘 가량 전에 열린 이사회 회의 때 전망(3.5%)보다 소폭 상향됐다"며 "러시아 성장률을 상향한 결과인데 지금도 (세계 경제에)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초기보다는 약간 적응을 해나가면서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한 국가채무 증가 속도에는 큰 우려를 나타냈다. 허 이사는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15%란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50%) 부채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로 인해 장래 부채 흐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 같은 경우 사실상 인구구조 변화가 전부 진행되고, 사회보장 제도가 갖춰진 상황에서 부채가 늘어 상대적으로 줄이기 쉽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진행되는 상황이라 사회보장 제도 등 갖춰야 할 게 많고 사회적 타협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준칙 법제화 등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재정 지출 역시 취약계층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류세 인하 등) 에너지 세금 감면은 재정 지원 형태의 하나인데 역진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우리 경제가 코로나 이후 상당 부분 정상화됐기 때문에 취약계층을 타깃팅 하는 방식으로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허 이사는 "차기 정부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등 핵심 미래산업을 위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MF는 한국판 뉴딜 정책이 디지털·그린·휴먼뉴딜 등 콘셉트를 잘 잡아 미래 성장산업을 위한 대규모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한국판 뉴딜의 간판이 바뀌고, 정부 부문 고용 축소 등 변화가 있겠지만 핵심 미래 산업을 위한 투자 등 정책의 골자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미국)=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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