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한 병사가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의 한 가정집에서 에어팟을 훔쳤다가 부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노출시켰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러시아 병사 한 명이 우크라이나 가정집에서 훔친 '에어팟'으로 인해 러시아 부대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27㎞ 떨어진 호스토멜에 사는 비탈리 세메네츠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메네츠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러시아 병사가 훔쳐 간 자신의 에어팟 이동 경로를 매일 공개했다.
세메네츠는 "집에서 러시아 괴물들에게 에어팟을 약탈당했다"며 "기술 덕분에 에어팟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세메네츠는 러시아군이 침공 초기 키이우 점령을 위해 공세를 펼칠 때, 호스토멜에서 러시아군 부대의 한 병사에게 에어팟을 도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달 들어 러시아군이 키이우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하자 '나의 찾기' 앱으로 에어팟 위치를 추적했다. 이 앱은 분실 기기가 인터넷 등에 연결될 때 해당 기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세메네츠에 따르면 에어팟은 국경을 넘어 벨라루스 고멜시 근처로 갔다가 최근에는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공격을 위해 러시아군이 집결하고 있는 러시아 벨고로드시로 이동했다.
러시아 군인들이 지난 3일 벨라루스의 한 우체국에서 약탈품을 택배로 보내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SNS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의 약탈 행각을 지속적으로 고발해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3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벨라루스 우체국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엔 물건을 보내려는 러시아 군인들로 북적이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군인들은 TV, 스쿠터, 배터리 등 전자제품을 박스에 포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지만, 증거는 있다. 벨라루스 모지르 우체국 보안카메라에 찍힌 3시간짜리 영상"이라며 "키이우 지역에서 막 돌아온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물건들을 집으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2일에도 퇴각한 러시아 군인들이 벨라루스 고멜 지역의 작은 마을인 나룰리아에서 '약탈품 전문 바자회'를 열었다고 전한 바 있다.
바자회에는 식기세척기, 냉장고, 귀금속, 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 접시, 신발, 예술품, 화장품 등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다양한 물건들이 판매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