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드 前 호주 총리 "중국은 우크라 전쟁 장기화 환영할 것"

케빈 러드 호주 전 총리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케빈 러드 호주 전 총리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전을 환영할 것이라고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가 말했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드 전 총리는 새 책 '피할 수 있는 전쟁(The Avoidable War)' 출간을 기념한 인터뷰에서 서방이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점을 이용해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드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덕분에 중국이 '자연스럽게 전략적 전환(rolling strategic diversion)'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드 전 총리는 중국이 미국, 중동, 유럽 등에 대한 전략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러시아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러시아를 장기적으로 믿을만한 석탄, 석유, 가스, 곡물, 그 외 여러 원자재의 공급처로 본다"고 말했다.


러드 전 총리는 "전략적으로 중국 이익의 너무 많은 부분이 러시아와의 관계에 달려 있다"며 "이러한 사실 때문에 중국은 러시아가 일으킨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미국에 초점이 맞춰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러드 전 총리는 중국이 부상하면서 호주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중국이 호주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는데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뒤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다. 호주가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러드 전 총리는 외교적 갈등이 무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호주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가 넘는다.

러드 총리는 또 지난해 자유당 정부가 발표한 오커스 안보 동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오커스는 미국, 영국, 호주 3국의 안보 동맹을 뜻한다. 러드 전 총리는 중국이 군사력을 계속 강화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오커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러드 전 총리는 새 책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쟁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잘 관리된 전략적 경쟁을 통해 전쟁을 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리된 전략적 경쟁의 예로 교역, 외교 정책, 이념 등의 영역에서 명확한 지정학적 레드라인을 설정하는 방법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기후변화 대응, 공공 보건, 세계 금융 안정의 문제에서 협력하는 방안도 레드라인으로 설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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