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화상 연설을 진행한 지난 11일, 연설이 진행된 강당에는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약 50~60명만이 참석했다. 이를 두고 일부 해외 언론인들 사이에서 "연설 장소가 한국 국회의사당 중심부 맞냐"라며 질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분쟁지역 전문가 김영미 PD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국내 화상 연설과 관련해 현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외신들이 화상 연설 듣는 장소가 우리나라 국회의사당 중심부냐고 많이 물어봤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냥 국회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의원들이 (연설에) 참여를 많이 안 한 걸 알더라"라며 "사진으로 봐도 참석자가 몇 명 안 되지 않나. 독일에서는 뉴스 중에 그게 방송이 됐다. 자꾸만 사람이 많지 않은 걸 (카메라가) 비추더라"라고 덧붙였다.
'창피스럽고 화도 좀 났을 것 같다'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우리나라 국회가 아직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큰 의미를 두거나, 이런 것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라며 "또 대선 때문에 초토화된 상황에서 쉽지 않았을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 연설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6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영국 웨스트민스터궁에서 연설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한국 의원들의 모습은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나라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국회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을 찾았을 땐 여야 하원의원 수백명이 강당을 가득 채워 빈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9분 남짓한 연설 시간 동안 일부 의원들이 눈시울을 붉히거나, 상기된 표정으로 진중하게 경청했다고 전했다.
일본 국회 연설 때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약 500명이 참석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아르티옴 루킨 극동연방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쓴 글에서 화상 연설 당시 강당 사진을 게재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한 나라 중 한국이 최소 참석자 기록을 세웠다. 텅 빈 좌석을 보라"라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 한국도 국제사회의 군사적 지원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을 부각하며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정치인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라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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