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전기차, 배터리 괜찮을까"…기아 엔지니어가 직접 살피고 판다

기아, 중고차사업 방향 공개
인증중고차·보상프로그램 현대와 비슷
전기차 특화 진단·정비 인프라 마련
커스터마이징·선체험 후구매 프로그램도

충전중인 기아 전기차 EV6/문호남 기자 munonam@

충전중인 기아 전기차 EV6/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기아가 5년 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중고차만 판매하겠다는 인증 중고차(CPO) 추진 방향을 밝히면서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고품질의 인증 중고차를 공급하고, 구독서비스와 연계한 구매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 선진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기아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고차 사업 비전과 전략을 18일 최초로 공개했다. 앞서 지난달 초 그룹사인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중고차 전략과 차별화된 부분은 전기차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기아는 전기차 고유의 품질검사·인증체계를 따로 개발해 중고 전기차에 대해 객관적인 가치산정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1만2960대로 한 해 전 7949대에 비해 63% 늘었다. 전기차 판매가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나는 등 보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시장이 커졌지만 가격산정 기준 등이 충분히 믿을만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체 거래 세 건 가운데 두 건이 개인간 거래인 것도 그래서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를 찾은 관람객들이 포스코캐미칼 전시관에서 복합소재를 사용한 전기차용 포스코 배터리팩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난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를 찾은 관람객들이 포스코캐미칼 전시관에서 복합소재를 사용한 전기차용 포스코 배터리팩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완성차회사로 전기차를 직접 만들고 배터리 측정·평가 노하우가 상당한 만큼 이를 앞으로 중고차 사업에서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중고 전기차에 대해 공정한 가치산정 기준이 제시되면 전기차 거래가 활성화되고 이는 신차판매 증가로 이어져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5년 10만㎞ 이내 자사브랜드 차량만 대상으로 하는 점, 차량매입·보상판매 프로그램(트레이드인)을 운영하는 건 현대와 같다. 중고차 성능·상태를 진단하고 인증과정을 맡는 전용시설(리컨디셔닝센터, 가칭) 역시 현대차 도 추진하는 부분이나 기아는 전기차 전용 워크베이를 갖추는 등 일부 차별점을 뒀다. 이곳은 차량 정비는 물론 바뀌는 과정을 고객이 직접 점검하거나 시승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갖춘다.

기아는 이와 함께 중고차 구매자가 내·외관 부품 등을 따로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운영하는 한편 기존 신차 구독서비스와 중고차 사업을 연계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중인 구독서비스에서 계약이 끝나 반납된 차량을 리컨디셔닝센터에 입고시켜 다시 상품화과정을 거쳐 구독서비스에 투입하는 식이다. 기존 신차구독보다 낮은 가격으로 가능한 데다 출고대기가 없고 차량 생애주기를 늘린 게 장점으로 꼽힌다.


기아 인증중고차 디지털플랫폼 콘셉트 이미지<사진제공:기아>

기아 인증중고차 디지털플랫폼 콘셉트 이미지<사진제공:기아>



이와 함께 중고차 예비구매자가 차량을 믿고 살 수 있도록 최장 한 달간 차량을 체험한 후 최종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선구독 후구매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현대와 마찬가지로 판매채널은 디지털 플랫폼을 주력으로 하되 인증중고차 전용시설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나 기아 모두 일정 기준을 갖춘 자사 중고차만 다루는 한편 기존 중고차산업 종사자 교육지원 등을 상생안으로 내놨다. 기아가 마지노선으로 잡은 시장점유율은 올해 1.9%를 시작으로 내년 2.6%, 후년 3.7%다. 앞서 현대차 목표치와 합하면 현대차그룹 차원에선 올해 4.4%, 내년 6.2%, 후년 8.8%가 된다.


기아 관계자는 "전동화 역량을 활용해 중고차 시장 내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중고차 매매업계도 함께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겠다"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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