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와 조혈모세모이식에 성공한 천모씨(77)가 퇴원을 앞두고 병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70대 후반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 대한 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통상 조혈모세포이식이 70세 이전에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내 최고령 이식 환자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병원에 따르면 천모씨(77)는 지난해 5월 부산의 한 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던 중 차도가 없어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을 찾았다. 백혈병센터 조병식 교수는 데시타빈 치료반응이 없음을 확인한 후 표적치료제를 포함한 병합치료 요법을 시행해 관해 상태를 획득했다. 병합치료 요법을 다섯 차례 더 진행한 후 완전 관해 상태에서 천씨는 아들이 공여한 조혈모세포이식을 한 뒤 건강히 퇴원해 현재 경과를 관찰 중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혈액암 중 성인에서 림프종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해마다 인구 10만명당 2~3명꼴로 발병하고 있으며, 평균 발병 연령은 65~67세로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느는 노인성 혈액암이다. 60세 이상 고령 환자의 경우 젊은 환자들에 비해 예후가 불량한 백혈병 특성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고 고령화와 관련된 다양한 동반질환 및 기능적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식적인 항암화학요법 치료 시 성공률은 낮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는 높다.
특히 완치를 위해서는 대부분의 환자들, 그중에서도 예후가 불량한 그룹의 환자들은 항암치료 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고도의 면역세포치료가 필요하다. 이식 후 발생하는 면역 관련 합병증들도 완치를 위해선 넘어야 할 큰 산이다. 과거 이런 어려움 때문에 이식은 젊은 환자에서만 가능한 치료였지만, 최근 이식 기법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고령 환자에서도 조혈모세포이식 적용이 늘고 있다.
현재 만 69세까지는 항암치료에 반응이 좋은 경우(완전 관해 상태) 보험 적용을 통해 이식이 가능하다. 70세 이상인 경우도 전신상태가 양호하고 중한 동반 질환이 없는 경우 고령 환자에 특화된 이식기법 적용을 통해 이식이 가능해졌으나, 보험 적용대상에서는 제외돼 있다.
조병식 교수는 “고령 환자 이식이 가능하게 된지 20년이 넘은 지금도 고령 환자에서 이식은 불가능하다는 잘못된 정보와 불합리한 보험규정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못 받는 고령 환자가 여전히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만 69세까지만 이식 관련 보험 적용을 해주는 제도로 인해 이식이 가능한 70대 환자들, 심지어 의사들도 이식을 치료옵션으로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이식 보험 적용을 나이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환자가 이식 가능한 전신 상태인지를 확인해 결정하도록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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