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차라리 지금 걸려야 한다는 마음에 확진자와 일부러 접촉했다."
"2년 동안 스스로 방역에 힘쓰면서 안 걸리고 버텼는데 결론적으로 확진자들 빈자리 채우며 고생만 했다. '일찍 걸렸어야 했다'는 생각뿐이다."
정부가 지난 15일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동시에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을 발표하자 온라인 공간은 '감염병에 미리 걸리지 못한 아쉬움'으로 달아올랐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으로 하향되면서 다음 달 하순에는 격리 의무, 무료 검사 및 치료, 생활지원비가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의 밑바탕에는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달콤한 지원비·휴가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건강이다. 코로나19 자체는 경증으로 앓더라도 격리 해제 이후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19.1%가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경험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모로 가도 걸리지 않는 편이 낫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후유증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어떤 후유증이 나타나게 될지 누구도 예단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젊은 층의 '한번 걸리고 말지'라는 생각이 고령층에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이 고령층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월 셋째주에 비해 4월 첫째주에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의 확진 비율은 되레 높아졌다. 확진 시 위중증, 사망으로 갈 확률 역시 고령층에서 압도적이다.
느슨해진 방역 인식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도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을 완전히 지나기 전인 3월 내내 거리두기를 완화하며 확진자 규모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방안, 거리두기 전면 해제 발표로 방역 인식은 더 물러졌지만 정부는 막연하게 '자율적인 일상 방역'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국가 주도의 강제적 방역에서 사회적 합의에 따른 자율적 방역으로 나아가는 이음새에 대해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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