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헤이그 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16일 오후 네덜란드 헤이그 주이더 파크에서 열린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헤이그(네덜란드)=공동취재단
[헤이그(네덜란드)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헤이그 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대표선수단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네덜란드 헤이그 주이더 파크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해 17개국 500여 명의 선수들과 선전을 다짐했다.
개막식은 이날 오후 6시 30분 실내 특설행사장에서 7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네덜란드 군악대의 흥겨운 타악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오프닝 공연에 이어 캐나다 선수단을 시작으로 선수단 입장이 이어졌다.
대회 최고령 선수로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사이클 대표 김윤근(73) 선수가 이끈 한국 선수단은 덴마크, 루마니아, 우크라이나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개막식장에 입장했다.
네덜란드 군악대의 ‘강남스타일’ 연주에 맞춰 입장하던 선수단이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자 수많은 관중들이 환호하며 열광했다.
한국선수단 뒤로 호주, 이라크, 폴란드, 영국, 조지아, 독일, 벨기에,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에스토니아에 이어 마지막으로 주최국인 네덜란드 선수단이 입장하면서 축제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당초 출전하기로 했던 뉴질랜드, 요르단, 아프가니스탄은 국가 사정으로 최종 불참했다.
이날 개막식은 상이군인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한 감사와 기억의 의미를 담은 공연과 영상 등으로 2시간 가량 채워졌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환영사를 통해 "스포츠는 모두를 하나로 만든다. 그게 인빅터스게임이 있는 이유"라며 "여러분의 이야기는 꿈과 희망이고, 여러분이 꿈을 꾸고 있는 이상 우리의 영혼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뤼테 총리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언급하며 "여러분의 동료 중 누군가는 전선에서 싸우느라 함께 하지 못했을 것이지만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다는것을 알길 바란다"며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인빅터스 게임' 창시자인 해리 윈저 영국 왕자는 개회사를 통해 "여러분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믿게 만드는 힘을 준다"며 "여러분의 행동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증거가 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 왕자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짊어지고 왔던, 그리고 짊어지고 있는 그 무엇이던지 여기 인빅터스 게임에서 다 털어내 달라"며 "지금까지의 모든것을 내려놓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 가장 최고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해리 왕자는 "여러분은 우리의 롤모델"이라며 "꺽이지 않는 심장을 가진 여러분의 이야기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막식 직전에 진행된 드라이빙 챌린지(오프로드 자동차 경기)에는 드라이버로 수영 대표 김영배(44) 선수와 네비게이터로 사이클 대표 서정국(47) 선수가 출전해 한국 선수로는 첫 대회 참가 기록을 남겼다. 이 경기에서 금메달은 프랑스팀이, 은메달은 루마니아팀이, 동메달은 조지아팀이 각각 차지했다.
앞서 전날(15일) 오전 헤이그에 도착한 선수단은 도착 직후 주요 경기가 열리는 주이더 파크를 찾아 경기장 여건을 살피는 등 대회 준비를 마쳤다.
또 이날 오후 주이더 파크 내 '네이션스 홈'에서 해리 왕자 부부, 얀 반 자넨 헤이그 시장, 크리스토프 판 데르 마트 네덜란드 국방장관, 마르트 드 크뤼프 인빅터스 게임 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환영리셉션에 참석, 17개국에서 온 2000여 명의 상이군인 선수 및 관계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교류했다.
이날 리셉션에서는 러시아와의 전쟁 중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단연 관심을 끌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행사장에 입장하자 한국 선수단은 물론 미국·영국 등 모든 참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와 함께 '렛츠 고 우크라이나 렛츠 고'를 연호했다.
해리 왕자의 환영사 등 공식 행사를 마친 20개국 선수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환영리셉션에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정연두 주 네덜란드 대사는 "우리나라 상이군인 선수들이 인빅스터스 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것이 너무 기쁘다"며 "첫 참여지만 모든 선수단이 정열적으로 참여해 주고 계셔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대회 참여 자체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그런 계기가 됐다"며 "다른 나라 대표단도 한국 선수단들의 참여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 대사는 "대회기간 건강하게 무사히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며 "최선을 다해 선전 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17일 양궁 경기에 김강훈(37)·정현민(28) 선수가 출전해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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