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현장 경찰을 모욕하지 마라."
검찰이 내놓고 있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반대 논리에 대한 경찰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은 검수완박이 이뤄지면 범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 피해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 경찰들은 이 같은 논리에 '검찰만이 우리나라 범죄를 척결할 수 있고 경찰은 무능하다'란 전제가 깔려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경찰은 만만한 동네 북이 아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일선 경찰서 수사심사관은 "검찰이 가만히 있는 경찰을 물고 늘어진다"며 "검찰 수사권이 없어지면 경찰 수사가 지연된다고 호도하는 것은 검찰개혁을 피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라고 했다. 또 "경찰 수사가 지연되는 이유는 접수되는 사건은 맞지만 수사 경력자들이 열악한 수사부서 근무를 기피하기 때문"이라며 "경찰수사 지연을 검수완박 반대 이유로 드는 것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사심사관은 "현재 검찰의 집단행동은 한마디로 공무원이 조직의 기득권을 위해 국회와 장관을 겁박하고 심지어 대통령까지 협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묵묵히 잘 하는 경찰까지 걸고 넘어지는 동네 양아치 짓거리에 불과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지금까지 입맛대로 수사하다가 수 틀리면 사표 쓰고 나가서 전관예우로 많은 부를 축적하면서 잘 살아오지 않았느냐"며 "국민을 위해서라도 지난 과오를 반성, 석고대죄하며 (검찰개혁)을 받아들이는 게 순리이고 제발 힘없고 빽 없는 경찰을 건드리지 말라"고 적었다.
이 같은 불만은 지난 12일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대표가 올린 글과 그 내용이 일맥상통한다. 민 대표는 앞서 내부망에 '검사들은 경찰관을 모욕하지 마라!!'란 제목으로 "우리 현장경찰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검찰의 말과 언행을 보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민 대표는 이 글에서 "지금도 검사들은 자신들의 수사권이 박탈되면 경찰이 사건을 말아먹고, 능력이 없어서 해결이 안되고 사건이 늘어지고 국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고소고발 처리를 위해, 강력범 체포를 위해, 피해자 보호를 위해 현장을 누비는 전국 수사경찰관에 대한 모욕은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수사권 조정으로 국민 피해가 늘었다고 주장하는 검사들, 진정 사건처리 지연이 걱정된다면 검찰청 인력을 줄여서 경찰청으로 이관하자는 주장을 하는 게 사리에 맞다"며 "검수완박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애쓰시는 검사들에게 이 글이 닿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민 대표 글에는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검찰이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지금껏 고생만 하고 있는 경찰조직을 끼워넣어 조롱하는 상황에 분노해야 한다" 등 동조 댓글이 대다수였다. "정치논리가 아닌 민생과 국민을 위한다면 검수완박은 상식이고 이성적" 등 검수완박 찬성여론도 적지 않았다. 경찰직협은 이런 목소리를 담은 성명서 발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