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트위터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방탄소년단(BTS)을 병역 특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정치권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BTS와 같은 대중문화 예술인에게 병역 특례를 주자는 게 주된 내용이다. 다만 공정성에 반하는 법 개정이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12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BTS 병역 특례에 대해 "빨리 검토를 하자는 양당 간사 간 협의는 있었다"며 "일정은 아직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성 의원은 4월 국회 회기 안에 해당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여러 가지를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정부 쪽에서는 '가능하면 빨리 처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의사가 왔다"고 답했다.
민주당과의 합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더 적극적"이라며 "형평성과 국익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 간 이견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에서 아미들이 오프닝 곡 'Fire(불타오르네)'에 맞춰 환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재 국회에는 국익 기여도가 높은 대중문화 예술인의 군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국위 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한 순수 예술인과 체육인들만 특례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다. BTS와 같은 대중문화 예술인은 포함되지 않은 셈이다.
올해 이 병역법 개정이 불발되면 그룹 내 맏형인 진은 만 30세가 되는 2022년까지 입대해야 한다. 현행 병역법상 만 28세까지 입대해야 하지만, BTS는 2018년 5급 훈장인 화관문화훈장을 받아 2년 연기가 가능해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BTS 소속사 하이브 측은 국회에서 조속히 결론 내려주길 촉구했다.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향후 일정을 계획하기 어려운 만큼 논의가 빨리 마무리되길 원한다는 취지다.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티스트의 병역에 대한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아티스트들이 반복적으로 국가 부름에 응하겠다고 해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최근 몇 년간 병역 제도가 변화하고 시점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티스트도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다. 본인들도 계획을 잡은 게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BTS를 현역병으로 입대시키면 안 된다는 주장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8년 7월 하태경 당시 바른미래당(현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바이올린·피아노 같은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특례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019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당시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순수예술 쪽만 병역특례를 주고 대중예술은 안 주는 건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웅래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 또한 지난해 10월 "BTS는 빌보드차트 1위를 기록하며 1조7000억원의 파급효과를 단숨에 가져왔고 한류전파, 국위 선양의 가치는 추정조차 할 수 없다"며 "이제 우리는 BTS의 병역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애매한 기준을 잡아 BTS 군 면제 시켜주면 너도나도 다 군 면제 해달라고 떼쓸 수 있다", "국위선양이라는 것 자체가 모호하다",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국가 안보에 대한 논의를 재고해도 시원찮을 판에 BTS 병역 면제를 논의하는 게 말이 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BTS 팬클럽 아미(ARMY) 역시 정치권의 논의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BTS 멤버들이 병역 혜택을 바란다는 뜻을 밝힌 적이 없음에도, 이 같은 논의로 인해 비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BTS 멤버들은 그간 병역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병역을 이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전문가는 대중문화 예술인과 순수 예술인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문화와 순수예술 등 분야마다 (군 복무 관련) 정책 차이가 있다. 이 자체가 차별적이다. 과거 공헌해왔던 일들이 있어 군 복무 관련 혜택을 줘야 한다면 대중문화, 순수예술 등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혜택을 줘야 한다"며 "군 복무 혜택을 주지 않겠다고 하면 양쪽 다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대중예술 등도 충분히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 변화할 정책이 있다면 변화해야 한다"면서도 "(BTS의 경우) 병역면제보다는 복무를 하면서 재능을 살릴 수 있는 대체복무 등의 방안을 찾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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