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공장을 늘려 현지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공급체제를 갖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025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생산설비 확충에 9조원(74억달러)을 투자키로 지난해 결정한 후 구체적인 첫 행보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은 미국 뉴스위크가 선정한 ‘올해의 비저너리(선지자)’로 선정됐다.
현대차 미국공장(HMMA)은 12일(현지시간)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올 하반기 생산할 것"이라며 "현대차가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는 뜻"이라고 발표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가솔린엔진과 모터가 결합된 차다. 현재 전량 국내 울산공장에서 만들어 국내외에 판매해왔다. 미국 현지생산은 오는 10월부터로 예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12월부터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이 밝혔다. 내년 초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있는 현대차 공장은 연산 37만대 정도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재는 준중형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내연기관차량만 만든다. 여기에 3억달러를 들여 생산설비를 확충, 전기차도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 해외공장 가운데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곳은 중국·인도·체코·인도네시아에 이어 미국까지 다섯 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 GM의 전기차 공장 팩토리제로를 찾은 후 직접 운전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방안도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를 비롯해 테네시·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선벨트 동부권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주정부 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보급 확대와 주요 완성차메이커들의 전동화 전환 가속화에 미국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도요타·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메이커 대부분이 올해 1분기 판매량이 두 자릿수 정도 줄어든 반면 테슬라는 미국 내 판매량이 40% 이상 늘었다. 최근 텍사스 신규공장이 가동에 들어간 터라 생산·판매량은 훨씬 증가하는 전망이다.
리비안이 지난해 연말부터 전기 픽업트럭 출고를 시작했고 포드 역시 신형 전기차를 올해부터 고객에 넘기기로 한 상태다. 초기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현대차로서도 현지화 전략을 통해 발 빠르게 대처할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12일(현지시간) 뉴스위크 올해의 선지자로 선정된 후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정한 ‘세계 자동차산업의 파괴적 혁신가’에서 올해의 선지자로 정의선 회장이 뽑힌 것도 이러한 전동화 전략과 함께 모빌리티, 즉 이동수단에 관한 정의를 다시 내리고 있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지난해 말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 50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자동차산업에 국한해 6개 분야로 나눠 선정했다. 특히 올해의 선지자는 앞으로 30년 이상 자동차사업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업계 리더에게 주는 상이다. 정 회장은 특집호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전동화·자율주행 등 기존 기업의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도심항공모빌리티(UAM)·수소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과감하게 넓혀나가고 있다. 그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결국 인류를 향하고 현대차그룹이 이뤄낼 이동의 진화는 인류에게 더 가치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6개 부문을 시상한 이번 행사에서 현대차그룹 아키텍처개발센터와 전동화개발담당은 각각 ‘올해의 연구개발(R&D)팀’ ‘올해의 파워트레인 진화’ 부문을 받았다. 전체 수상자의 절반을 현대차그룹이 배출했다.
2011년 프리몬트 공장에서 모델S를 공개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이미지출처:연합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