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푸틴 팬클럽'이라는 이름의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글 / 사진=페이스북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민간인 집단 살해, 성폭행 등 전쟁범죄 의혹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팬덤'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방송 'BBC'는 '전략대화연구소(ISD)'와 함께 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조사한 결과, 푸틴 대통령의 팬클럽을 자처하는 그룹 다수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BBC와 ISD가 밝혀낸 그룹 10곳 회원만 총 65만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그룹에 참여한 누리꾼들은 러시아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했다. 이들은 푸틴 관련 사진과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공유하는가 하면,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 누적 게시글은 1만6500개 이상, 좋아요 및 댓글 수는 36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 대해 BBC는 "푸틴에게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서방 세력에 맞서는 영웅으로 홍보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하며 "이들은 푸틴이 강아지를 안거나 카메라를 응시하는 등 친근한 모습이 포착된 사진을 게재한다"라고 했다.
ISD의 연구에 따르면 '푸틴 팬클럽'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가는 누리꾼 중 상당수는 '중복 계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한 명의 이용자가 다수 계정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팬클럽 페이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근한 모습이 포착된 사진을 게재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페이스북 캡처
일례로 시리아에 거주하는 한 여성 누리꾼은 3개의 별도 계정을 운영하며,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게시글을 등록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일부 '푸틴 광팬'이 여론을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에도 러시아에서는 가짜 누리꾼 계정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가 포착된 바 있다. 지난 2020년 페이스북은 미국·영국·터키·일본 등에서 가짜 계정으로 여론 조작을 시도한 소규모 계정 네트워크를 적발해 정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계정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에 약 200여개에 달하는 계정들을 보유했으며, 조직적으로 가짜 뉴스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페이스북은 이들 계정이 러시아의 댓글 공작 부대인 '인터넷 조사국(IRA)'과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최근 푸틴 대통령의 팬을 자처하는 누리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계정 운영자들이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동기를 파악하기 힘들다"라면서도 "이 네트워크가 러시아 정부 및 러시아 내 친 푸틴 조직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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