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뛰는데 대출 수요도 미적…카드업계 수익성 골머리

여전채 3년물 금리 4%대 근접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카드업계가 수익성 악화 조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조달금리가 가파르게 뛰고 있는데다, 본업인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역시 인하를 거듭하며 수익성을 옥죄고 있어서다. 최근엔 대출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여신전문금융채의 AA+등급 발행금리는 전날 기준 3.738%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약 8년 만에 3%대 발행금리를 기록한 데 이어 빠른 속도로 4%대에 근접하고 있다. AA-등급의 경우 3.967%로 한층 더 4%대에 가까워졌다.

시중은행 등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최근 들어 장기 기업어음(CP)으로 조달창구를 넓히곤 있지만 지난해 카드채 비중이 70%를 넘어설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런 카드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는 곧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카드사들이 그간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확대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은 1%대의 낮은 발행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관련 수요에 부응했다. 하지만 올초부터 카드론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된 데 더해 조달금리까지 뛰면서 이같은 구조는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카드론 금리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각 카드사들이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반영한 결과란 해석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뛰고 있는데다 올해 2~3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카드론 금리는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당국과 카드업계는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올해 영세·중소 카드가맹점의 우대 수수료율을 0.5~1.5% 수준으로 경감했는데, 이에 따른 수수료 감소분(4700억원)은 곧 카드사의 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신용카드사의 대출수요 역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 2분기 신용카드사의 대출수요지수는 -6으로 조사대상 업권 중 유일한 음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하며, 지수가 양(+)이면 완화(증가)라고 답한 기관의 수가 강화(감소)라고 답한 기관의 수보다 많음을, 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는 금리 인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결과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가계대출 수요 감소를 기업대출 수요 증가가 상쇄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신용카드사의 경우 기업대출이 아닌 가계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어 (대출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업계에선 금리 급등이 단기적으론 카드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단 분석도 내놓는다. 금리인상으로 시중의 자금이 말라붙는 가운데, 각 소비자들이 소비와 지출 간의 차이를 신용카드 및 대출을 통해 메울 수 있는 까닭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의 추이를 보면 금리가 상승할 때 단기적으로 카드 대출 등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