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기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 [이미지 출처= 세르기 마르첸코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우크라이나의 세르기 마르첸코 재무장관이 당장 우크라이나에 수 백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을 호소했다.
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정부 재정적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우크라이나 정부는 약 27억달러(약 3조3361억원)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4월과 5월 재정적자 규모는 2~3배로 늘어 50억~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최악의 재정 상황에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재정 문제가 이제는 국가의 존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계속 싸우고, 우크라이나가 이기기를 원한다면 국제사회가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전쟁으로 인한 구체적 재산 피해를 언급하며 러시아에 전쟁 배상금 지급도 요구했다. 그는 러시아에 배상금을 요구하기 위해 국제 법조팀도 꾸렸다고 밝혔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러시아의 침공 뒤 민간과 군사 시설 재산 피해가 지금까지 약 270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거의 7000개에 가까운 주거용 건물이 붕괴되거나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기업 중 영업 활동을 완전히 중단한 기업이 약 30%, 영업활동을 줄인 기업이 약 45%라고 설명했다. 전력 소비도 35%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2~3월 수출이 반토막나고 수입도 3분의 2 이상 줄었다며 교역도 붕괴 상태라고 설명했다.
키이우 경제대학은 이날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가 최대 6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다만 우선적으로 시급한 문제는 단기 정부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이미 정부가 60억달러 이상을 재정지출을 줄였지만 재정적자를 메우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수입이 전쟁 이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러시아 침공 이전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와의 전쟁이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따라 재정적자 규모는 몇 배로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정적자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채권 원리금 상환, 공무원 급여와 연금 지급 등 우크라이나 정부가 감당해야 할 금융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달 채권 이자 2억9200만달러도 지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정치인들이 채무조정을 조언하지만 채무조정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속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기를 원한다며 다만 현재 우크라이나 채권 금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시장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미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선진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이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SDR는 IMF가 창출할 수 있는 국제통화를 뜻하는데 SDR 보유 국가는 국제수지 악화시 SDR를 다른 회원국의 달러, 유로 등 통화로 교환할 수 있다.
IMF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대인 6500억달러 규모의 SDR을 발행해 회원국 기여 비율에 따라 배정했다. IMF가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때 발행한 SDR은 2500억달러 규모였다.
지난해 발행된 6500억달러 SDR 중 2900억달러가 주요 7개국(G7)에 배정됐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G7 국가들이 배정받은 SDR의 5~10%만 우크라이나에 기부하거나 빌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들이 SDR를 배정만 받았을 뿐 사용하지 않았다"며 "SDR는 아마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의회가 136억달러 규모의 무기 및 인도주의 지원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고마운 일이지만 현금 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현금 한 푼도 받지 못 하고 정부 재정적자를 메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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