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대전 기술연구원 전문가들.(사진제공=LG엔솔)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선방했지만 과제도 많다.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업계가 보인 반응이다. 현 실적은 2025년 전후를 중국, 일본과의 승부처로 보고 '규모의 경제'를 선점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늘린 영향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전언이다. 2025년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예상 시점이자 미국·캐나다·멕시코 지역 생산 부품이 전체의 75% 이상이어야만 무관세 혜택을 받는 '신북미무역협정(USMCA)'이 발효되는 시점이다.
국내 점유율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은 1분기 연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2589억원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 발생으로 배터리 출하가 부진해진 것이 실적 감소의 주 원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전망치인 1478억보다는 1000억원 이상 많은 영업익을 냈다.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 출하량이 예상보다 늘었고 주요 원자재 가격의 배터리 판가 연동, 생산 공정 자동화에 따른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개선 등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LG엔솔은 물론 SK온, 삼성SDI 모두 수익성 향상 문제를 풀어야 하며 삼성의 경우 미국 투자 속도가 나지 않는 점 등 경영 리스크가 없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온은 1분기에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온은 1분기에 1300억~17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배터리 공장 상업가동에 따른 비용 부담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이 애초에 설비 투자 이후 흑자 전환하는 시점은 오는 4분기일 것이라고 밝힌 만큼 1분기 손실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의 김준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서 "2025년엔 220GWh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SK온 영업이익에 부정적"이라면서도 "2022년 4분기부터 흑자전환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경우 당장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해외 생산 거점 비용이 다른 회사보다 적게 들었기 때문이다.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64억원으로 한 해 전 1분기보다 115.02% 늘 것으로 점쳐진다. 원통형 배터리 실적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주총에서 "1분기 또는 상반기 경영성과 실적이 나오면 시장에서 우리의 노력을 인정해 주가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터리 3사의 실적 회복이 시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도 점차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풀릴 문제라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배터리 '젠5'가 BMW i4와 iX 등에 탑재되는 등 수익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LG와 SK는 중국 CATL, BYD 등을 따돌리기 위해 해외 생산 설비 증대 속도를 높이는 데 한창이다. LG엔솔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건설 등을 위해 올해 약 6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SK온은 포드와 북미·터키에,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각각 공장을 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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