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서울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가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달부터 전국 알뜰주유소와 정유사 직영 주유소 2000여곳의 기름값이 현행보다 80원 가량 싸질 전망이다. 정부가 이달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를 3개월 연장하고, 인하율도 현행 20%에서 30%로 늘리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국내 기름값이 당분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정유업계는 정부의 새 유류세 인하 방침에 따라 5월부터 직영주유소 기름값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부의 인하조치 시행 시점에 맞춰 직영주유소의 기름값을 즉시 내릴 수 있도록 관련부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주유소 1만2000여곳 중 알뜰주유소 비중은 11~12%다. 직영주유소는 7~8%로 추정돼 전국 주유소의 약 20%에서 유류세 인하 효과가 즉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유류세를 내렸던 2018년이나 지난해 11월에도 직영주유소 기름값을 바로 낮춰 인하 효과를 시장상황에 반영한 바 있다. 통상 정유공장에서 주유소까지 제품 공급기간이 2주 정도 걸리지만, 정부 정책의 협조 차원에서 가격 인하를 바로 반영하자는 취지에서다.
다만, 이로 인한 정유사들의 부담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석유사업 중 유류세 감면에 따른 비용으로 800억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가 가격에 모두 반영되면 현재보다 기름값이 82원 더 내려갈 것으로 추산된다. 유류세를 30% 낮추면 휘발유 ℓ당 세금은 574원으로 내려간다. 유류세 인하 전보다 246원(42%) 낮은 수준이며, 기존 인하율 20% 적용 때인 164원 보다 82원(28%) 떨어진 금액이다.
운전자가 한 달 동안 매일 주행거리 20㎞를 ℓ당 10㎞의 연비로 운행했을 때, 휘발유 기준 기존 유류세 20% 인하 대비 기름값을 5000원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92원으로 종전 최고가인 지난달 16일 2003원 대비 21원 떨어졌다. 경유는 1912원으로 종전 최고가 1920원(3월30일) 대비 8원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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