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상생위원회 설립 검토에 나선 것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다. 새 정부에 대통령직속 상생위가 설립된다면 부처 간 흩어진 중소기업 업무 협업을 비롯해 정책을 심의·의결을 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 업계는 올해 초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결을 위한 상생위 신설을 제안했고, 윤 당선인도 이에 공감하며 상생위 설치를 약속했었다. 이후 인수위의 상생위 설립 검토는 새 정부가 중소기업 정책의 첫 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43.8%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양극화 현상이 지속된다면 중소기업의 임금 지불 능력과 투자·혁신 여력이 약화되고 일자리 미스매칭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상생위, 新 경제 3불 해결 나설듯= 새 정부에 신설될 상생위는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신(新) 경제 3불’ 해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신 경제 3불이란 거래의 불공정,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를 뜻한다. 거래의 불공정은 원자재 값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로 그 폐해가 심각하다. 최근 물류 대란, 고유가, 원자재 값 상승으로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납품 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중소 제조기업 중 수탁기업 비중은 42.1%로, 수탁기업의 위탁기업 매출 의존도는 83.3%에 달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윤동주 기자 doso7@
시장의 불균형은 대형 유통업체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과도한 비용과 책임을 전가하는 문제를 들 수 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온라인 유통 시장이 확대됐다. 상생위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책정 등 불공정 거래를 막을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의 불합리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차별적이고 불리한 제도나 관행을 의미한다. 공공조달 시장은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최저가 입찰을 유도하는 관행 때문에 기업이 정당한 이익을 실현하기 곤란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대기업의 이익 독점은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한국경제의 저성장을 고착화시킨 주요 원인"이라며 "새정부 출범부터 강한 리더십과 행정력이 발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中企 지원 관련법 발의= 상생위는 대·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만큼 중소기업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부처별로 산재된 다양한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인수위에 전문가 중심의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두고 실무조직인 사무처를 설치해 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한 상생위의 주요 기능으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발굴과 제도 개선 △부처별 주요 정책 조정 △업계 애로사항 청취 등을 건의했다.
상생위 설립을 통한 중소기업 정책 강화 움직임에 발맞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관련 법안을 속속 내놓으며 밑작업을 하고 있다. 한무경 의원은 지난 1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변동분을 납품가격에 반영하는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김정재 의원은 동반성장위원회 개편을 추진하는 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동반위는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구성된 민간 조직으로, 향후 상생위와 업무 범위가 상당 부분 중첩될 수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동반위가 민간 경제주체 간 문제를 자율적 합의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동반위의 독립 법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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