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표 계산"…尹 추경 연기에 여야 '책임공방'

'서두르겠다'던 2차 추경, 尹취임 이후로
인수위, 현정부의 소극적 태도 때문 지적
민주당 "지방선거 이해득실 따져" 비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새정부 출범 이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여야의 책임공방이 커지고 있다. 인수위는 현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추경 편성이 지연됐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 표를 계산한 전략적 지연이라고 비판했다.


인수위는 2차 추경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5월10일 이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그 일정에 맞춰 추경 내용, 규모 등 편성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추경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인수위가 주도적으로 작업하고, 문재인 정부의 재정당국으로부터는 단순 실무적인 지원만 받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만나 추경 편성 필요성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결론적으로 4월 편성·제출은 불발됐다.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지난달 31일 "추경의 방향, 내용, 규모, 제출시기 등은 오롯이 윤 정부에서 결정하고 진행한다"며 현정부에 추경 편성을 요청했던 당초 방침을 뒤집었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을 위해 추경 편성을 최대한 서두르겠다고 말해온 만큼 갑작스런 입장 선회로 해석됐다. 실제 윤 당선인은 지난달 22일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손실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면 빠르면 현 정부에 추경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인수위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편성 시점을 미룬 것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6월 지방선거 직전에 2차 추경을 편성·집행해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에 유리한 선거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취임 직후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지는 윤석열 정부로선 지방선거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통상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 여당이 임기 초반에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면 큰 승리를 거뒀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전 정부에 비해 높지 않고, 0.73%포인트차 신승의 후유증도 아직 아물지 않아 섣불리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인수위와 국민의힘으로선 단 하나의 호재라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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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추경 편성 지연을 두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 당선인은 코로나19라는 가뭄 속에서 애가 타는 국민보다 지방선거에서의 추경 효과라는 이해득실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인수위는 4월 국회에서부터 심의할 수 있도록 현실 가능한 추경안을 제출해 대선 때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추경 지연은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라며 맞서고 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전날 "추경을 빠른 시간 안에 충분한 손실보상이 되도록 하자는 일관된 기조를 갖고 있다"며 "그런데 현 정부 재정당국의 입장 등 때문에 현 정부 내에서 안된다고 하니 그러면 준비는 지금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새정부) 시작하자마자 내겠다고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신의 임기 내 추가 추경 편성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4월 중 추경 편성·제출을 할 경우 규모나 시점 등을 두고 인수위의 주도적 결정이 어려우니 아예 5월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홍 부총리는 최근까지도 한국판 뉴딜 사업 등의 지속적인 추진을 당부하면서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해 뉴딜 사업 예산 삭감을 검토 중인 인수위 측에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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