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일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했다. 그동안 본인을 둘러싼 ‘서울시장 차출론’을 놓고 고심했지만 이날 주소지를 서울로 옮기고 "오직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당원으로 직책과 직분을 가리지 않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주소를 서울 송파구로 옮겼다"며 "이제 누가 서울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당과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판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올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송 전 대표는 "우리 당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다. 저도 그분들과 함께 당의 결정에 충실히 따를 것"이라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대나 전략공천은 제 머릿속에 없다"고 했다.
당의 요청에 부응하는 형식으로 출사표는 내겠지만, 일각에서 제기한 '차출' 형식의 전략공천이 아니라 당내 경선을 치러 입후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 전 대표는 "이것은 제 개인의 정치적 진로의 문제가 아니다. 대선 패배에 대한 당원과 지지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어떻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출마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문제의식과 그에 따른 고민의 시간 속에 '당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라도 출마할 준비를 해달라'는 윤호중 비대위원장님의 말씀을 들었다"며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서울시장 추대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서울지역 의원 상당수가 반대 의견을 피력해 스스로 ‘독배’를 들 수도, 끝까지 책임을 져달라는 요청도 외면할 수 없는 입장에 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날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당후사 차원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에 송 전 대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힐 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날 서울시장 출마 선언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송영길 차출론’에 당내 의견이 나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결정은 당이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당초 서울시장 출마 ‘유무’가 아니라, 본인 차출론에 대한 ‘고민’을 언급하는 수준의 입장문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저에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많은 분의 강한 요청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언급해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게 된 모습이 됐다.
송 전 대표는 전일 윤 위원장이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자들은 선당후사의 자세로 책무를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 설령 그것이 독배가 된다고 해도 당과 국민의 명령에 따라달라"고 한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윤 위원장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의 정치 혁신은 자기 헌신이고 희생"이라며 "민주당 지도자는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당이 필요로 하면 그곳이 어디든 나서야 한다. 당과 국민을 위해선 독배라도 서슴지 않는 것이 민주당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날 송 전 대표는 아들이 사는 서울 송파구로 주소지를 옮겼다. 공직선거법상 지자체장 피선거권을 얻기 위해선 선거일 60일 전인 2일까지는 해당 지역으로 주소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송 전 대표 측은 "당의 부름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놓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험지로 예상되는 서울시장에 송 전 대표 출마를 요구하는 의원들은 서울시장 출마가 송 전 대표에겐 ‘독배’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당을 위한 ‘희생’이라는 점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 전 대표를 추대하는 한 의원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고, 당을 위해 헌신하기 위한 출마"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구의원들도 송 전 대표를 직접 찾거나 전화를 통해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했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송 전 대표가 최근 절을 찾고 있는 것도 대선 끝나고 쉬려고 간 게 아니다. 정청래 의원의 실언으로 돌아선 1000만 불심을 잡고자 지방선거 앞두고 뭐라도 더 하려고 뛰고 있는 것"이라면서 "힘든 싸움이 될 서울시장에 욕심 있어서 나가려는 것처럼 보는 시각에 서운하다"고 전했다.
송 전 대표가 이날 전략공천은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장을 놓고 당내 경선이 예상된다. 현재 거론되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는 이낙연·정세균·박주민·임종석·우상호·박영선·박용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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