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OECD 가장 빠른 韓 가계부채 잡도록 한은이 역할"(종합)

첫 출근길서 "경기하방 리스크, 성장·물가 어느 쪽 영향 큰 지 분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부영태평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부영태평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잡을 수 있도록 한국은행이 분명 시그널을 주고 역할을 해야한다."


1일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부영태평빌딩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계부채 해결에 대한 작심 발언에 나섰다. 이날 국회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사무실로 첫 출근한 이 후보자는 "제가 한은 총재가 되면 반드시 하고 싶은 것은 가계부채 문제"라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다같이 가계부채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정책을 펼지 중장기적으로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대출 총량규제 완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의에 "지금 당장은 가계부채가 부동산 문제와 연결이 돼 위험요인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성장률 둔화를 비롯해 고령화에 따라 나이 많은 분들이 부동산 대출보다 생활자금을 위한 가계대출을 받기 시작하면 가계부채의 질도 나빠질 수 있고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리게 돼 가계부채를 조율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가계부채는 나중에 국가경제 안정화에도 나쁜 영향을 주므로 한은이 전반적으로 금리를 통해서 가계부채 문제가 소프트랜딩(연착륙)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입국 현장에서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경기둔화 등 리스크를 강조하자 시장에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그는 "현실화된 세 가지 리스크가 성장과 물가 어느 쪽에 영향을 더 미치는지 분석을 해서 잘 조합할 수 있는 통화정책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정부정책과 통화정책이 엇박자가 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성장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와 물가를 고려해야 하는 중앙은행 간 텐션(긴장관계)은 당연한 것"이라며 "최근 중앙은행들이 물가, 성장, 금융안정, 거시경제를 종합적으로 보고 정부정책과의 일치성, 일관성을 고려하는 만큼 갈등 하에서 정책을 조율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과 관련해서는 "상반기엔 부득이하게 한은 전망치인 3.1%보다 높아질 것 같고, 하반기엔 정말 모르겠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유가가 어느 정도 높게 지속될지, 또 중국 상해가 오미크론으로 락다운(봉쇄) 됐다는 점에서 하반기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진단했다.


자신의 통화정책 성향에 대해 이 후보자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나누는 건 적당하지 않다"면서 "데이터에 따라서 어떤 경우엔 매파, 어떤 경우엔 비둘기일 것 같다"고 답했다.


한미간 금리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빠를 것이기 때문에 금리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될 수 있는 가능성은 당연하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볼 때 한미간 금리격차가 자본유출에 주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걱정은 금리격차가 커지면 환율이 절하하는 쪽으로 작용할 텐데 그것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조금 더 우려하고 봐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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