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21일 서울 한 음식점에서 상인이 '모임인원 8인 가능' 안내문을 쓰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가 4일부터 적용될 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서 사적모임 허용 인원과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모두 늘린 것은 두 달 넘게 확산하던 오미크론 유행이 이제 정점을 지나 분명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최근 전파력이 센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우세종이 됐고, 코로나19 중환자가 역대 최다치를 경신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해 완화 폭은 또다시 ‘소폭 조정’으로 결정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7일 62만명을 넘어선 뒤에도 2주간 하루 평균 30만명 이상 추가 발생하고 있지만 확산 규모는 완만히 감소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8만273명으로 전날(32만743명)보다 4만470명 줄면서 지난달 28일(18만7182명) 이후 나흘 만에 다시 3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33만9474명)보다는 5만9201명 적고, 2주 전인 지난달 18일(40만6877명)보다는 12만6604명이나 줄었다.
정부는 지난 1월 초부터 확산하던 오미크론 유행이 11주 만에 정점을 지나며 3월 말부터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보고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해 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는 2020년 5월 시작돼 거의 2년 가까이 진행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1일 백신 접종 효과로 인해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하면서 방역체계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고 방역조치를 완화했다. 하지만 곧이어 델타 변이 유행으로 인해 다시 방역 고삐를 죄어야 했고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폭증으로 의료체계 붕괴까지 우려되자 결국 지난해 12월18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했다. 올해 1월 초 '사적 모임인원 4인, 영업시간 밤 9시까지'로 강화됐던 방역 조치는 이후 '6인·밤 9시 → 6인·10시 → 6인·11시 → 8인·11시'의 단계적 조정을 거쳐 결국 '10인· 밤12시'까지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2주 후 예정된 거리두기 조정에선 이같은 조치들이 완전히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유행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다음 거리두기 조정 때는 ‘과감하게’ 거리두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거리두기를 더는 연장하지 않고, 이번이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오는 18일 계획대로 다시 거리두기가 해제된다면 약 반년 만에 다시 ‘일상회복’을 시도하게 된다.
방역·의료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 분담과 유행의 확산 추이 등을 고려할 때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수긍하면서도 위중증환자 등 고위험군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더욱 철저하고 충분한 의료대응 체계를 마련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하고 모임인원을 2명 늘린 조치가 (방역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완전 해제까지는 2주간 지켜보면서 중환자와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증가 폭은 정점을 찍었지만 앞으로 4~5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국내외에서 스텔스 오미크론이 아닌 새로운 변이가 생길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감시 체계 또한 강력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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