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권 논란' 박범계 "오늘은 입이 없다… 좀 그냥 내버려둬라"

박범계 법무부 장관./김현민 기자 kimhyun81@

박범계 법무부 장관./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수사지휘권 행사 논란에 휩싸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일 "오늘은 입이 없습니다"라며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근길에 대기중인 기자들과 만난 박 장관은 취재진을 향해 "오늘은 좀 그냥 내버려둬요"라고 먼저 당부한 뒤 '어제 (수사지휘 관련) 협조를 구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묻지마. 묻지마"라며 답변을 피했다.

기자가 '좀 지지부진한 사건은 장관님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이런 얘기가 (있다)"라고 묻자 박 장관은 "오늘은 입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다시 기자가 '어제 협조를 구하신다고 하셨는데 그것만 좀 여쭤보겠다. 김오수 총장이나 이정수 지검장과 논의한다는 말씀인가'라고 묻자 그는 "글쎄, 뭐 어제 다 정리해서 말씀드린 거니까. 거기에 다 담겨있습니다"라고 답했다.


'특검 부분이라도 답을 들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박 장관은 "생각해보겠다"며 역시 즉답을 피했다.

'어제 (수사지휘권 논의가) 없었던 얘기가 되는 건 아니라고 하셨는데. 다시 논의가 될 수도 있는 건가'라는 질문에 그는 "오늘은 아무튼 편하게…"라고 답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전날 오후 중앙일보는 '[단독]秋처럼, 박범계 수사지휘권 발동 검토…한동훈 겨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 장관이 '채널A 강요미수'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온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최종 무혐의 처분을 막기 위해 법무부 검찰국에 수사지휘권 발동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한 검사장에 대해 11번째 무혐의 의견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온 다음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박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자 법무부는 공식 풀을 통해 기자단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전임 추미애 전 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배제토록 했던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전체 사건에서 원상회복시키고자 검토하던 중 진의가 왜곡된 내용이 기사화되어 오해의 우려가 있어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였음을 알려드린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전날 박 장관은 배제된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시키는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임 후 14개월 동안 비정상적인 상황을 방치했던 그가 정권 교체를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검사장과 윤 당선인의 가족들이 연루된 사건들에 대해 친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김오수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시키는 수사지휘를 내리려는 속내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재임 시절 2번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통해 한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강요미수' 사건과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된 '코바나콘텐츠 협찬금 의혹'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등에 대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당선인의 수사지휘를 배제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그리고 지난해 윤 당선인이 총장직에서 물러나고 김 총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이 같은 수사지휘는 계속 유지돼 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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