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볼레오 동 광산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을 담당하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의 부채가 7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해외광산을 처분해 손실 폭을 줄여간다는 계획이지만 보유 광산 중 절반 이상은 사업성이 부족해 매각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광해광업공단 감사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해 공단 부채는 연결기준 총 7조2641억원으로 전년(6조7535억원) 대비 7.5%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만에 부채가 5100억원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2조2183억원으로 2016년부터 6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갔다. 문재인 정부 들어 광산 매각을 통한 경영 정상화에 집중했지만 오히려 출범 첫해인 2017년(부채 5조4341억원) 대비 부채는 33.6% 증가했다.
광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공단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해외광산 투자·개발을 중단한 채 저조한 사업성을 그대로 방치한 탓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통합하면서 현 광해광업공단 업무에서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모두 중단했다. 공단으로부터 확보한 한국광해광업공단 해외투자사업 보유현황에 따르면 이날 현재 공단은 총 15개 해외 광산 중 60%인 9개 광산의 운영을 중지한 상태다. 공단은 1994~2011년 개발 단계에 있던 호주의 토가라스노스(유연탄)와 와이옹(유연탄), 탐사 단계인 아데나(유연탄)·카푸아스(유연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잔드콥스드리프트(희토류), 탄자니아의 므쿠주(우라늄) 등 프로젝트를 모두 종료했다. 2000년 중반부터 생산을 시작한 필리핀 라푸라푸(동), 호주의 미네르바(유연탄), 니제르의 테기다(우라늄) 광산 사업에서도 현재 모두 손을 뗐다.
문제는 현 정부가 해당 광산의 매각을 시도 중이지만 최소한의 투자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적절한 시장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2006년 마다가스카르에 총 2조7564억원을 투자한 암바토비 니켈 광산은 지난해 장부금액 기준 5948억원으로 5분의1토막 났다. 멕시코의 볼레오(동), 중국의 장가항(석회석) 광산 역시 모두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저조한 사업성에 따른 매각 작업의 장기화는 결국 심각한 재무구조 악화로 돌아오고 있다. 공단의 지난해 차임금 및 사채 규모는 총 6조9450억원에 달한다. 공단 자체 유지비도 부담이다. 임직원 급여 196억원을 포함한 판관비만 한해 584억원이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공단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개발사업을 열어둬 적절한 매각가를 형성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높은 광산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현재 15개 광산 중 시장 적정가를 받고 매각할 수 있는 광산은 꼬브레파나마 단 하나뿐"이라며 "정부가 공단의 해외자원 개발을 중단하면서 이를 담당할 전문가, 이끌어갈 선장 모두 부재한 상태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최소한의 개발 가능성을 열어둬 시장성을 확보하고 옥석을 가려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정부가 완전한 새 판을 짜지 못할 경우 공단 부채는 올해 8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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