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키로 한 액티비전블리자드를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인수 발표 직전 이뤄진 옵션 거래가 내부자거래에 해당하는 지 여부를 놓고 미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의 책임 문제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비 코틱 액티비전 최고경영자(CEO)와 미 엔터테인먼트 거물인 배리 딜러 인터랙티브코퍼레이션(IAC) 회장의 의붓아들인 알렉산더 폰뤼르스텐베르크가 MS의 액티비전 인수 발표 일주일 전 만남을 가진 사실을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확인하고 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은 딜러 회장과 폰뤼르스텐베르크, 데이비드 게펀 어사일럼레코드 창업자가 지난 1월 14일 액티비전 주식을 주당 40달러에 매수하는 옵션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내부자거래 위반 혐의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MS가 액티비전 인수를 발표한 시점은 나흘 뒤인 1월 18일이다. 옵션 거래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이들이 옵션을 행사하면 6000만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것이라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 법무부는 이들의 옵션 계약이 내부자거래법을 위반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SEC도 같은 혐의로 별도 조사에 나섰다. 딜러 회장이 코틱 CEO가 이사진으로 있는 코카콜라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만큼 정보를 사전에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게펀 창업자는 딜러 회장의 친구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폰뤼르스텐베르크가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코틱 CEO와 조찬 만남을 가진 적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딜러 회장 측은 옵션 거래 당시 MS의 액티비전 인수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코틱 CEO와 같은 전문가가 아내와 함께 사교적인 조찬 모임에 나온 폰뤼르스텐베르크에게 거래와 관련한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액티비전은 내부자거래 이슈 외에도 최근 성폭력에 대한 대응을 놓고 문제제기가 된 상태다. 액티비전은 성폭력과 괴롭힘, 성차별, 보복 등이 만연해 있었다는 여직원들의 불만 제기로 캘리포니아주와 SEC 등 여러 정부 기관으로부터 소송을 당했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회사가 직원들의 성폭력과 직장 내 차별 주장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날 미국 민주당 소속의 엘리자베스 워런, 코리 부커, 셸던 화이트하우스 의원과 친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의원 등 미국 상원의원 4명은 기업 간 인수·합병을 심사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서한을 보내 이번 인수가 액티비전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원들의 책임 규명·처벌 요구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현재 FTC는 MS의 액티비전 인수가 경쟁을 약화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 발표 이후 액티비전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장에서는 MS의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MS가 만약 인수를 철회하면 액티비전에 이달 18일까지 30억달러를 지급해야한다. 반대로 액티비전이 인수를 무산시키면 23억달러를 MS에 줘야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