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모시기'가 치열해지고 있다. 시차 탓에 야간에만 거래할 수 있었던 미국 주식을 주간에 거래할 수 있는가 하면, 해외주식을 원하는 금액만큼 끊어서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놨다.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서비스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매년 커지는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주식 고객을 위한 주간거래와 소수점거래 등 서비스를 최근 잇따라 출시했다. 삼성증권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7일 삼성증권은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대체거래소와 제휴를 맺어 한국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미국 주식 전 종목 거래가 가능하다. 기존에는 시차 탓에 한국 시간 밤 11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만 거래할 수 있었다.
핀테크 기반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비슷한 시기 내놨다. 토스증권은 해외 우량주를 1000원부터 실시간 거래할 수 있는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이달 실시한다고 밝혔다. 2700여개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소액 분산 투자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도 비슷한 서비스를 지난달 말 시작했다. 자동환전을 적용해 해외 우량주를 1000원부터 투자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최근 몇 년 새 미국 주식 투자가 크게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예탁원을 통한 미국 주식 결제금액은 2018년 224억7000만달러(약 27조2700억원)에서 지난해 3700억5000만달러(약 450조원)로 크게 늘었다. 불과 3년새 거래금액이 15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3월30일까지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월 평균 결제금액은 291억달러(약 35조3600억원)다. 지난해 월 평균 결제금액인 308억3720만달러(약 37조5200억원)보다 다소 낮은 수치지만, 이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결제금액 감소 폭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 2월의 결제금액이 260억달러(31조5900억원)로 다소 낮았다. 1월과 3월 결제금액은 각각 308억2600만달러(약 37조4200억원), 306억달러(약 37조1800억원)로 지난해 평균 결제금액과 비슷했다.
다만 미국 시장 제도가 국내 증시와 달라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국내와 달리 일일 상하한가 제도가 없어 단기간 주가 변동이 훨씬 클 수 있다. 가격 흐름에 따른 상장폐지 등 예측 불가능한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 증권 유형에 따라 30% 이상 고율과세도 가능하다. 결제지연이 비교적 자주 발생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예탁원 관계자는 "미국 현지 이벤트나 세율 등에 대한 사전 정보 취득이 불가하므로 충분한 정보 탐색과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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