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프로그래머 변신 "각기 다른 개성, 함께 보면 새로운 느낌"

전주국제영화제에 특별 프로그래머로 참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영화 '부산행'과 드라마 '지옥'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전주국제영화제의 회복과 부활에 힘을 싣는다. 특별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를 매개로 관객과 호흡한다.


연 감독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3회 전주영화제 개최 및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가장 관심 있는 장르 영화에 영향을 미친 작품들로 프로그래밍을 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블루벨벳(1986)'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1997)', 가타야마 신조 감독의 '실종(2021)'이다. 자신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인 '돼지의 왕'과 첫 실사영화인 '부산행'도 선정했다.

'블루벨벳'은 순수한 청년이 난폭한 세계를 목도하고 성장하는 내용의 스릴러다. 아름답고 평화롭다고 느끼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기괴하게 펼쳐 낙관주의로 넘쳐나던 1980년대 중반에 위험한 영화로 간주됐다. 연 감독은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린치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다"며 "최근 다시 감상하면서도 큰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큐어'는 1990년대 일본 공포 스릴러물의 걸작이다. 타인의 마음을 조종하며 살인을 일으키는 남자와 그를 쫓으며 미궁에 빠지는 경찰의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연 감독은 비판적 태도로 기존 장르에 접근하는 기요시 감독을 오래전부터 흠모한다고 밝혀왔다. 그는 "요즘 영화 같은 느낌이 많이 있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실종'은 연쇄살인범을 신고해 포상금을 타겠다던 아버지가 사라져버리고, 그의 딸이 아버지와 범인의 행방을 쫓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미스터리물이다.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 없는 인간성의 숨은 모습들을 정교한 장르적 문법에 담아 표현한다. 연 감독은 "올해 일본에서 개봉한 최신작"이라며 "가타야마 감독이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거장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평했다.

그는 "세 작품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연결되는 점도 있어 함께 보면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두 작품을 두고서는 "제가 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큰 변곡점이 된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동석한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집요할 정도로 파고들며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 전주영화제의 정체성과 잘 맞는다"고 했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오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흘 동안 전주 영화의 거리 일원에서 한다. 쉰여섯 나라 217편(해외 123편·국내 94편)이 전주 시내 극장 다섯 곳에서 상영된다. 영화제 전용 플랫폼인 '온피프엔'에서도 112편(해외 69편·국내 43편)이 재생된다. 오프라인 개최에 무게를 두면서도 온라인 상영을 병행해 관객과 양방향으로 소통하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올해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완전한 회복, 부활을 선언하는 해"라며 "프로그래머들이 정성껏 축제를 준비했으니 전주를 찾아 마음껏 영화를 즐겨달라"고 말했다.


개막작은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 폐막작은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에리크 그라벨 감독의 '풀타임'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