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불안·인플레이션 피난처…금 거래 폭발 '골드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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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불안한 국제 정세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금 가격이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0년래 최고를 기록하면서 금이 피난처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골드러쉬'를 이끌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17일 기준 금 99.99K 현물은 1g당 7만2070원을 기록해 1년 전 6만5050원 대비 10.79% 올랐다. 순금 한돈(24k, 3.75g) 가격 역시 최근 31만원으로 치솟은 이후 30만원을 계속 상회중이다. 17일(현지시간) 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6% 상승한 온스당 190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금 거래량도 급증 추세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의 '금 99.99K' 일일 거래량은 지난 15일 228kg에 달했다. 이는 한달 전(81kg)과 비교하면 181%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 거래량은 1월 1199kg, 2월(1~17일) 1929kg으로 총 3129kg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2144kg 대비 45.9%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인플레이션 지속 등의 분석들이 나오면서 안전자산 금에 대한 선호 심리가 상당히 강화된 것 같다"면서 "KRX금시장 거래량이 올해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RX금시장의 총 거래량은 2019년 1만713.3kg에서 2020년 2만6201.0kg, 2021년 2만8295.8kg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거래량 역시 2019년 당시에는 43.6kg에 불과했지만 2020년 105.6kg으로 껑충 뛰었고, 2021년에는 이보다 더 증가해 114.1kg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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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거래소에서 골드바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시중 은행을 통해 유통 중인 골드바의 지난 1월 판매량이 85kg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0%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금거래소는 "최근 들어 한국금거래소 청담점을 비롯한 가맹점을 통해 자산가들의 골드바 구매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문의들이 실 구매로 이어져 대응 차원에서 물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 금 매입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 영향이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돼 금값 상승 흐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도 꾸준하다. 금 ETF는 현물이 따로 없고 국제금값을 추종하는 지수에 투자하는 개념으로 투자자는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 거래와 같이 ETF를 장시간에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블룸버그와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미국에 상장된 금 ETF에는 3조원 이상이 순유입됐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 주의는 필요하다는 분석인 나온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 투자의 경우 수익성으로 접근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저장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최근 상황은 물가도 많이 올라왔고 에너지 가격 등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부각되며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 가격에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 가격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변동성에 대비해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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