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철강, 그 이상의 꿈…포스코 창립 54년만에 지주사 전환 최정우 회장

수소·2차전지 등 포스코 100년 대계 담금질

신입사원부터 "회장되겠다" 큰꿈
비엔지니어, 비서울대 출신
꼬리표 넘어 9대 회장직 올라

포스코홀딩스 출범 승부수
그룹가치 100조 시대 도약 목표

포스코 최정우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2019년 10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탐사현장에서 지하 염수를 뽑아 올리는 것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 최정우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2019년 10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탐사현장에서 지하 염수를 뽑아 올리는 것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포스코 지주사 체제 전환이라는 최대 변화를 이끌어낸 최정우 회장의 좌우명이다. ‘항상 무엇을 하든 마음의 주인으로 산다면 당신의 삶은 참될 것’이라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다. 임원부터 현장근무직까지 사내 구성원 앞에 설 때면 최 회장은 이 말을 되뇌인다. 포스코는 이번 지주사 체제를 통해 철강을 넘어 수소·2차전지·광물 등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꿈꾸고 있다. 최 회장의 좌우명은 철강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일할 수 있는 유연함과 포스코의 미래 잠재력을 강조하는 메시지기도 하다. 그는 임원들에게 "(포스코 임원들은)철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협력과 평등의 패러다임 하에서 배려와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사내 직원, 이해 관계자 뿐만 아니라 파트너와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주주친화 승부수, 포스코 최대 분기점 넘어=산업 격변기 속에 다음달 2일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출범은 최 회장의 승부수가 통한 장면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 결정 이후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왔지만 주주친화 정책으로 돌파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주주서한을 통해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고 최소 1만원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회계연도의 주당 배당금이 1만7000원에 이른다. 산업 재편 시기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최 회장의 판단 아래 주주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국민연금과 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찬성 의견을 제시했고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도 방향이 달라졌다. 지난달 28일 포스코 임시 주총에서 지주사 체제 전환은 89.2%의 찬성표를 이끌어내며 의결됐다.


최 회장은 "예견되는 혁명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회사를 지속 성장시키기 위해 경영체제의 혁신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며 "글로벌 저탄소 전환은 철강을 비롯한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부터 흔들어 놓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있는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를 통해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주사 체제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 직후인 2018년 포항제철소 2고로에 현장 방문한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 직후인 2018년 포항제철소 2고로에 현장 방문한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산골소년, ‘회장’을 꿈꾸다=최 회장은 경남 고성군 구만면의 작은 시골 마을 출신이다. 회화중학교 시절 매일 6㎞씩 걸어서 등교해야 했고 가난해 배불리 먹어본 적 없는 작은 체구였지만 항상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부산대학교를 졸업해 포스코 신입사원이 돼선 동기들에게 ‘회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리고 결국 2018년 7월 포스코의 9대 회장에 올랐다. ‘비(非)엔지니어’, ‘비서울대’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붙었지만 그는 회계, 원가관리, 심사분석부터 감사까지 경험하며 철강업이라는 회사의 뿌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1983년 포스코로 입사해 재무실장을 지낸 뒤 2008년 포스코건설에서 경영기획본부 경영전략실장을 역임했다. 2014년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상사) 기획재무본부장, 2018년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켐텍(현 포스코케미칼·2차전지) 대표 등 주요 계열사를 거쳤다. 철강·건설·상사를 비롯해 미래 신사업인 2차전지까지 경험하며 ‘포스코 2.0’ 시대를 열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기업가치 3배…포스코그룹, 100조시대 연다=최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직접개입보다 부문장 책임경영 체제에 힘을 실었다. 최 회장은 취임 전 "지난 50년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시점"이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2차 전지 등 비철강 사업 부문에 책임 경영을 강조한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포스코 그룹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사상 최고의 경영 실적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의 시가 총액은 2007년 최고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철강과 신사업 간 균형 성장이 가속화되고 사업 정체성 또한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대돼 성장 노력이 기업가치에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43조원 수준인 기업가치가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3배 이상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7대 핵심 사업 중심의 성장전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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