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이대녀 표심, 흩어지나 투표포기하나

尹으로 쏠리는 '이대남'
갈피 못 잡는 '이대녀'

길 잃은 이대녀 표심, 흩어지나 투표포기하나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2022년 대선을 27일 앞두고 ‘이대녀(20대 여성층)’ 표심이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이대남(20대 남성)’을 정조준하는 공약을 내놓으며 여성 표심을 사실상 후순위에 두고 있어서다. 20대 여성 또한 지지할 정치적 준거집단을 찾지 못하면서 정치적 무관심 집단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20대 여성 가운데 차기 대선 지지후보(4자 구도)를 ‘없음’ 혹은 ‘모름·무응답’이라고 답하는 부동층이 선거가 임박했음에도 오히려 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최근 주간 집계(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9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전 성별과 연령조합에서 부동층 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18~29세 여성으로 13.4%로 집계됐다. 지난 조사와 견줘보면 1월 2주차(9~14일)의 20대 여성 부동층 비율은 9%, 1월 3주차(16~21일) 11.8%, 1월 4주차(23~28일) 12.7%, 2월 1주차(2~4일) 13.4%로 선거가 임박함에도 불구하고 ‘뽑을 후보’를 정하지 못한 20대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20대 여성의 낮은 정치효능감에서 찾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20대 여성은 다양성이 강하고 집단화, 세력화돼있지 않아 표심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기 어렵고 편차가 클 것”이라며 "민주당은 젠더 이슈에서 20대 여성을 실망시킨 부분을 복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대녀들은 ‘이대남의 이준석 당 대표’처럼 자신의 정치적 준거가 될 만한 표상이 없는 게 원인”이라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같은 경향성은 여야 후보가 자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선 판을 주도하고 있는 양강 후보들이 모두 젠더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어서다.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나 병사 월급 200만원 등 '이대남'을 정조준한 공약을 내놓으며 전략적으로 여성 표심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지 않다. 이 후보는 여배우 스캔들이나 형수 욕설, 조카의 스토킹 살인 변호 전력, 민주당 인사들의 성추문 등으로 인해 여성의 비호감도를 키운 상황이다.


사실상 20대 여성 상당수가 '참정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지금까지 부동층이라고 응답한다면 ‘최후의 무당층’으로 남아 의사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모든 권리에 대한 투쟁은 선거를 통해 발전한다"면서 "강남역 사건으로 촉발된 페미니즘 리부트를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응집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유·무선 임의걸기(RDD)로 전화면접과 자동응답을 혼용한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9.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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