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입차의 무덤’ 일본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HAD) 사태 이후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13년 만에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앞세워 재진출 하며, 기아는 중국에서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는 등 재도약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이 전 세계에서 수소전기차 1위, 전기차 5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차량을 앞세워 일본·중국 시장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라베 타카오 HMJ R&D센터 디자인팀장(왼쪽부터), 가토 시게아키 HMJ 승용차사업실장, 사토 켄 HMJ 상품기획 담당이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아이오닉 5, 넥쏘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간담회를 열고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2009년 말 철수한 이후 13년 만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일본에서 버스 등 상용 부문 영업만 해왔다.
현대차에게 일본은 ‘아픈 기억’만 있는 곳이다. 진출 초기에는 연 2000대를 넘게 판매하며 선전하는 듯 했지만 갈수록 후퇴를 거듭했다. 철수 직전인 2008년에는 판매대수가 500대가량에 불과했다. 9년 간 누적 판매량은 1만5000대다. 일본차(도요타·렉서스)의 한국 판매량이 연 1만 대선인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일본은 자국산 자동차의 자부심이 강해 수입 브랜드가 고전을 겪는 시장이다. 지난해 일본 시장 내 수입차 판매 비중은 5.4%에 불과하다. 한국(18.6%)의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현대차의 일본 시장 재도전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흐름을 고려할 때 시기가 도래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 EV, 제네시스 GV60 등 전용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반면 일본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와 수소차 외에 전용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모든 모델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시도도 병행한다.
일본 정부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도 호재다. 일본 정부는 올해 대당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약 840만원)까지 지급한다.
류창승 기아 중국법인장(왼쪽부터), 왕쒸동 옌청시 개발구 주임이 7일 중국 장쑤성 소재 옌청시 시정부 청사에서 열린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기아는 중국에서 합작체제를 개편하고 사명을 변경을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 기아는 지난 7일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으로 둥펑위에다기아의 지분구조를 개편했다. 둥펑위에다기아는 2002년 기아가 중국 현지에 진출할 당시에 설립한 법인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기아와 중국 둥펑자동차, 장쑤위에다그룹이 각각 50%, 25%,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협약으로 둥펑차가 보유한 지분(25%)을 장쑤위에다그룹이 인수했다. 이에 따라 기아와 장쑤위에다그룹의 지분 구조는 50대 50으로 재편됐다. 신규사명은 오는 4월 열리는 베이징모터쇼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기아는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6년 65만대를 팔았던 기아는 2020년 22만대, 2021년 12만대로 판매량이 크게 축소됐다.
기아는 지분구조 재편을 통해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재공략 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출시할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에 내놓을 주력 차종도 카니발, 스포티지 등 글로벌 전략 모델로 바꿀 계획이다.
새 합자사에 어울리는 혁신적 조직 문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지 우수 인재 및 전문 인력을 적극 채용하는 현지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장쑤위에다그룹의 지원과 기아 주도로 개편된 새 합자사 출범에 맞춰 조기에 글로벌 기아의 역량을 중국에 이식하고, 효율적 의사 결정 구조 개편과 내실 있는 사업 추진으로 올해 중국 사업의 반등을 이뤄 낼 것" 이라며, "향후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최적의 거버넌스 구조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