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치열해지는 금융권 생존경쟁, 공정한 게임 보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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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이 이들의 서비스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의 통합앱은 오픈뱅킹이나 보험료 결제 등의 통합 금융 서비스를 비롯해 자동차나 부동산 등 정보 서비스까지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빠르면 한두 달 안에 통합앱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의 통합앱은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제공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와 비슷하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는 서비스다.


다만 삼성의 경우 삼성생명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일부 고객에 대한 보험금 지급 거부와 관련해서 징계를 받아 향후 1년간 신사업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삼성의 통합앱에서 다른 금융사들에 있는 나의 정보를 불러올 수 없는 단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회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비교하면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태어나는 셈이다.

금융당국의 규제에도 삼성이 이처럼 통합앱 출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금융권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대형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금융회사들은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법 등의 특례를 통해 빅테크 기업이 금융권에 진출하기 쉽게 길을 열어줬지만 기존 금융사들의 비금융권 진출은 여전히 막혀 있다. 이는 일종의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빅테크에도 금융회사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빅테크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전문 규제 도입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빅테크와 핀테크가 은행업에 진출하는 경우 더 강력한 자본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을 시작으로 비은행권의 핀테크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 회사가 공정한 체계 아래 경쟁할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규제에 대해 더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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