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규제, 한 목소리 낼 것"

오 대표,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출마
"연봉 50% 삭감해 자문역 등에 활용"
중·소형 저축銀 양극화 해소도 중점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서울 강남구 하나금융그룹강남사옥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서울 강남구 하나금융그룹강남사옥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그간 저축은행 업계는 불합리한 규제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규제에 한 목소리를 내 개선해야 합니다."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불합리한 저축은행 규제 해소와 날로 심각해지는 업권 내 양극화 해소가 도전 이유다. 대대로 관료 출신이 당선돼왔던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에 민간 저축은행 대표가 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오 대표는 서울 강남구 하나저축은행 집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저축은행 업계는 의견통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저축은행은 지역과 규모에 따라 의견이 매우 다양했고 결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산적한 이견을 조정하고 의견을 통일해 중앙회 차원에서 산업을 변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오 대표는 2018년 3월부터 하나저축은행 대표로 부임했다. 두 차례 연임해 세 번째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HSBC은행 전무와 아주저축은행 대표, 아주캐피탈 사장도 역임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로는 예금보험료 등 규제 해소를 꼽았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이나 타 업권보다 4~5배 비싼 예금보험료를 낸다. 저축은행의 대출영업력과 수익창출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많았다. 대손충당금이나 부동산대출, 예대율 규제도 풀려야 할 숙원으로 여겨진다.

"연봉 50% 삭감하고 자문역 등에 활용할 것"

오 대표는 "당장 모든 규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간 하지 못했던 요구를 합리적인 논의와 근거로 요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연봉 50%를 삭감해 중앙회 내 전문 자문역 활용에 쓰겠다고 공약했다. 필요한 경우 대관업무까지 나서 주요 과제에 대한 논리와 명분을 쌓겠다고 밝혔다.


민간 출신이라서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관료 출신보다 어려울 것이란 지적에는 "(규제는) 사람의 역량으로 해결될 일도 아니고, 개인적인 네트워크로 해달라고 하면 들어주던 시대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근 20년 간 저축은행중앙회장 중 민간 출신이 당선된 경우는 17대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이 유일하다. 오 대표와 함께 하마평에 오르는 이들도 모두 관료 출신이다.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홍영만 전 캠코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저축은행 간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는 "지방의 중·소형 저축은행은 진짜 어렵다"면서 "서울과 경기 지역이 9~10이라면 지방은 1밖에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수합병(M&A)이 상당히 제한돼있는데 산업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면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저축은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본이 활발하게 들어오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디지털 전략을 두고서는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미 비대면 금융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저축은행만 뒤처질 수 없다는 뜻이다. "만약 모바일 뱅킹을 선호하는 고객이 저축은행 플랫폼을 썼다가 한 번이라도 불편함을 느꼈다면 저축은행 산업이 뒤처지게 된다"며 "중앙회 차원에서 디지털·전산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