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6배 이상 상승 가운데 거품 논쟁도 심화하고 있다. 과연 거품인가? 거품이 붕괴될 것인가?
주식시장에서 거품을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투자자마다 기대하는 가격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를 이끌고 있는 레이 달리오는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7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1)가격이 전통적 척도에 비해 높은가? 2)가격이 미래의 이익을 과대평가하고 있는가? 3)투자자들이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자산을 매입하고 있는가? 4)투자자 혹은 기업이 미래를 과다하게 사고 있는가? 5)시장에 신규 참여자가 늘고 있는가? 6)시장에 낙관적 분위기가 팽배한가? 7)통화정책 긴축 리스크가 거품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가?
주요 지표로 거품 여부를 판단해보자. 먼저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로 나눈 값인 이른바 ‘버핏지수’이다. 미국 각 경제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모두 합한 것을 시가총액으로 정의하면, 2021년 2분기에 버핏지수가 331%(3분기 32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평균인 180%보다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혁명 거품이 있었던 2000년 초의 210%를 크게 웃돌았다. 또 다른 전통적 척도가 주가수익비율(PER)이다. 미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실러 PER이 2022년 1월 현재 39로 장기평균인 17보다 2배 이상 높다. 미국 투자자들이 빚내서 주식을 사고 있는 것도 거품 징조일 수 있다. 주식신용대출(Margin debt)이 지난해 10월말에 9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으로 지난해 9월 말 현재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53%까지 올라가 196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 비중이 2000년 3월 48%에 이어 2007년 6월에도 48%를 기록한 다음에 주가가 급락했었다. 이런 지표로 보면 미국 주식시장이 거품 영역에 들어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그렇다면 거품 붕괴 요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거품 붕괴의 첫 번째 이유가 될 것이다. Fed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초저금리를 유지했고 돈을 대규모로 찍어냈다. 그로 인해 경기는 회복되었으나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비 6.8%나 올라 198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Fed는 3월까지 양적 완화를 끝내고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경제상황에 따라서는 올해 안에 양적 축소도 단행할 것이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경기 확장이 지속되면서 기업 수익이 증가하면 주가는 더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둔화하고 기업 수익 증가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작성하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2021년 6월 정점으로 11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로 미뤄보면 경기둔화 시점이 올해 2분기로 앞당겨질 수 있다. 주가 상승을 초래했던 유동성과 경기가 그 반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는 주가가 급락하면서 ‘서학개미’의 성공 스토리를 단숨에 역전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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