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어안이 벙벙하다." , "무슨 근자감으로 10·20을 다 잡은 고기로 생각하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말이 거칠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고삐를 쥐려는 취지로 위기를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부터,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일부 세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어 일종의 강력한 쇄신을 촉구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해체하자는 발언도 쏟아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개편 의사가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혀 대선 국면에서의 초유의 당대표 대선후보간 갈등이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 가운데 이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회동이 예정돼 있어 국민의힘 내홍, 윤 후보의 지지율, 선대위 개편 등 어떤 형식으로든 윤 후보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 등 의견 조율이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 도착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준석 "60대 빼고 다 포위…무슨 근자감"
이 대표는 30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과 인터뷰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 판세에 대해 "60대 빼고는 이제 다 포위당했다"며 "선대위를 핀셋 정리하지 말고 전체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 교체론에 대해서는 "후보를 교체하면 그 선거는 진 선거"라고 일축했다.
또한 "매머드(급 선대위)가 문제다. 잡아야 한다. 먹기만 많이 먹고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며 선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청년 표심이 떠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참 어안이 벙벙하다"며 "60·70대에 10·20·30대를 더해서 세대 포위론, 세대 결합론을 이끌어왔는데 무슨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인지 선대위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분들은 10·20대를 다 잡아놓은 고기라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와 전날 발표된 서울신문 의뢰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도는 60대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밀렸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9.5%로 한 자릿수까지 하락했다. (NBS 27~29일 실시, 한국갤럽 27, 28일 실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가운데)과 이준석 대표(왼쪽)가 지난 12월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그분들 모셔놓고 해촉 쉬운 일 아냐…그러니까 해체하라는 것"
이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내가 당대표를 하면서 11월까지 어떤 조사를 봐도 우리가 50% 이상을 (20대) 거기서 득표하니 다 잡은 고기라는 잘못된 인상을 준 것 같다"며 "오늘(30일 NBS) 조사를 보면 그분들(윤 후보 선대위)이 얼마나 오판했나 보면 60대를 빼고는 이제 다 포위당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문제 상황은 지금의 선대위에 있다며 "매머드는 틀렸다. 이것을 타고다니면 큰일 난다. 말을 새로 뽑아오든, 개썰매를 끌고오든 딴 것을 타고 다녀야 한다"며 "뭐든 다른 형태로 전환해야지 이 매머드를 타고 다니면 (선거) 끝난다"고 단언했다. 진행자가 '이수정·신지예·김민전 등의 인사를 정리하라는 거냐'고 묻자, 이 대표는 "그 분들을 모셔놓고 해촉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니까 해체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날 낮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오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이 대표의 선대위 직책 사퇴로 표출된 내홍을 봉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22일에도 오찬을 가진 바 있으나, 당시 회동에서는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해 논의하지 못했다.
이날 회동에서 김 위원장은 선대위 개편에 대한 이 대표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30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선대위에 대해 뭘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해 얘기해보라고 할 것"이라며 "지금 선대위 초창기에 구성 과정 속에서 이 대표가 소위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만나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여러 가지 현재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는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전날 일부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복귀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링크하며 "저는 입장의 변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제가 식사 자리나 면담 자리에서 반복적이고 통상적인 얘기를 하면 보통 저와 말씀하신 분들이나 배석하신 분들이 그것을 매우 확장적으로 해석해서 언론에 전달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선대위가 하루빨리 이준석 대책보다 선거 대책에 집중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선대위 개편 의사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윤 후보는 전날 대구를 방문해 "(선대위) 개편 이런 건 없고, 그건 총괄선대위원장도 같은 생각"이라며 "다만 선대위라는 것은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지속적으로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계속 변화와 보완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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