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공급난' 유럽에 이번주 한파 예고…전력난 극심해질듯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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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천연가스 공급 불안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파까지 닥치면서 이번주 유럽의 에너지 부족난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주 유럽 주요국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혹한으로 인한 천연가스 수요가 치솟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는 20일부터 독일에 공급되는 천연가스 양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들어 600% 가량 올랐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거래소의 천연가스 내년 1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지난 16일 사상최고치인 메가와트시(MWh)당 142.8유로를 기록했다.


유럽 전력 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요국 전력 가격은 사상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19일 유럽전력거래소(EPEX Spot)에서 프랑스의 익일 공급분 전기는 MWh당 382.08유로로 2009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추가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내년 1월분 전기 가격은 590.00유로에, 2월분 전기 가격은 648.13유로에 거래됐다.

같은 거래소에서 독일의 익일 공급분 전기 역시 331.37유로로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베리아전력거래소(OMIE)에서는 스페인의 전력 도매가격이 339.84유로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썼다.


원자재 거래업체인 트라피구라의 제러미 위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파가 닥칠 경우, 유럽 전역에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전력공사(EDF)에 원전 재가동을 서둘러 달라고 요구했다. 바바라 퐁필리 프랑스 생태부 장관은 19일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 프랑스인포에 출연해 지난 17일 EDF의 장-베르나르 레비 CEO를 만나 원전 재가동 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EDF는 원전 56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4분의 1 이상이 현재 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동안 원전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현재 정비 비율이 예년 이맘 때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높은 상태다. 애초 계획대도라면 EDF는 내달 중순께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퐁필리 장관은 원전을 조기에 재가동하고 기업들이 전력 수요를 줄인다면 프랑스에는 정전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퐁필리 장관은 전력 수요가 치솟을 때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정부가 생산 중단 피해를 보상해 주기로 정부가 일부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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