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마지막 조언" 윤석열 꼬집은 권경애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도 알 수 없는 사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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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조국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공동저자인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오만한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최근 부인 김건희씨 허위경력 논란을 두고 사과한 일에 대해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권 변호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처음에는 이유 불문하고 겸허히 사과했었다"라며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은 채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도 알 수 없는 사과는 그저 권력을 향한 표 구걸의 계산적 행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마지못해서 하는 오만한 사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라며 "자신의 투표 정당성은 반대 정당과 반대 후보에 대한 혐오이고, 그 혐오를 정의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벌어져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적어도 이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뽑을 수 없어서 겨우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마음을 붙이려던 사람들이 윤 후보에게도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 정권교체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허망한 판에 말을 얹지 않기로 한 지 며칠 됐다"라며 "윤 후보 측에 대한 마지막 조언"이라고 강조했다.

권경애 변호사는 1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윤 후보를 향해 "오만한 사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 하다"라고 지적했다. / 사진=페이스북 캡처

권경애 변호사는 1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윤 후보를 향해 "오만한 사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 하다"라고 지적했다. / 사진=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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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변호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김씨의 허위경력 논란을 두고 고개를 숙인 윤 후보의 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분들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김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난 14일 이후 사흘 만이다.


그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를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며 이같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김씨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배우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는 윤 후보 /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배우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는 윤 후보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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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당에서는 윤 후보의 '사과 태도'를 두고 비판이 불거졌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윤 후보는 어제 1분가량 사과문을 낭독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라며 "한마디로 '개사과 시즌2'"라고 질타했다.


이어 "사과의 기본은 사실을 명확하게 해명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민심에 부응하고 제대로 된 사과를 다시 하라"고 요구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윤 후보가 마지못해 억지로 사과하는 태도를 보면서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진다"며 윤 후보의 태도를 '조직폭력배'에 빗대기도 했다.


송 대표는 "80년대만 해도 버스나 지하철에 덩치 크고 험상궂은 사내가 올라와 갑자기 종이쪽지를 나눠줬다"라며 "자신은 조직폭력 등으로 교도소에 다녀온 후 반성하고 갱생의 길을 걷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건을 건네서 파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돈을 달라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한번 연설하고 난 이후 '착하게 살겠습니다'라고 깍두기 인사를 하고 간다. 흠칫하며 개운치 않은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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