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김치, 깍두기의 재료로 쓰이고 각종 찌개 국물의 시원한 맛을 내는 무는 한국 식탁의 맛깔난 조연이자 농촌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그런데 무는 겉은 멀쩡해도 막상 잘라 보면 내부가 비어 있고 푸석해지는 바람들이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국내 연구진들이 무의 바람들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유전적 원인을 분석해 냈다.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지영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박수형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무 육종 전문가인 박수형 연구관과 함께 바람들이를 촉진하는 유전적 요인을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 바람들이가 잘 일어나는 무 계통을 재료로 삼아 바람들이가 생길 때 발현되는 유전자들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해 찾아내고, 이들 가운데 바람들이 형질과 연관된 유전자들을 추적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바람들이 현상이 활성산소의 증가를 유발하는 환경에서 활성화되는 NAC013이라는 전사조절인자에 의한 세포 사멸을 통해 촉진됨을 규명했다. 바람들이가 잘 일어나는 무에서는 NAC013의 활성화가 더 잘 일어나는 유전형이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은 NAC013의 기능을 애기장대라는 기초연구 모델 식물에서 밝힌 다양한 결과들을 무에서의 결과와 비교 분석함으로써 이를 규명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바람들이를 예측, 예방할 수 있는 분자마커 개발이나 재배 조건 개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나 복숭아 같은 과실에서 발견되는 바람들이 현상도 비슷한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생리장해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학 분야 학술지인 'The Plant Journal'의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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