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화인텍, 늘어가는 수주잔고…실적 기대감도 ‘↑’

한국 조선업이 10년 불황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글로벌 선주사들의 발주가 이어지며 선박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2~3년치 일감을 채워 놓았다. 특히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분류되는 LNG운반선(LNG선)과 LNG 추진선 수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LNG 초저온 보랭재를 생산하는 기업의 수주 증가로 이어졌다. 보랭재란 LNG선의 내부 온도를 낮게 유지해 LNG를 장시간 액체 상태로 유지하고 보관하기 위해 탄소섬유 등을 활용해 만드는 소재다. 국내에서는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아시아경제는 한국 조선업의 부활과 함께 도약하는 이들 기업의 현황을 들여다보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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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동성화인텍 이 조선업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수주 잔액이 2배가 늘어나는 등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향후 대세가 될 친환경 연료에 대한 준비도 끝마쳐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성화인텍은 1985년 설립됐다. 처음에는 화공품 수입 알선 및 판매 사업으로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폴리우레탄(PU) 단열재 사업(초저온 보랭냉재, PU 시스템)과 가스 사업(냉매, 방재시스템)을 영위하고 있다. 최대 주주는 동성케미컬로 지분 38.39%를 보유하고 있다.


동성화인텍의 매출은 주로 초저온 보랭재에서 발생한다. 이는 열을 차단하는 소재다. 초저온 보랭재는 LNG 운반선 화물창 제조와 LNG 추진선의 연료탱크에 사용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의 94.5%가 PU 단열재 부문에서 발생했다.


더불어 실적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매출액 1881억원에 영업손실 86억원을 기록했으나 2019년 매출액 2533억원에 영업이익 269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는 매출액 3880억원에 영업이익 320억원이었다. 다만 올해는 조금 주춤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97억원과 2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82%, 22.04%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이 영향을 끼쳤다"며 "여기에 지난해 진행한 프로젝트가 이익 측면에서 더 좋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다. 동성화인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주다.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8년의 수주잔고는 3519억원, 2019년 4747억원, 지난해 4433억원을 기록하는 등 4000억원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수주 잔고는 올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1월 삼성중공업과 55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및 에탄 운반선용 초저온 보랭재 공급계약을 시작으로 3월에 3건, 9월 2건의 수주 계약을 달성하는 등 올해 3분기까지 7075억원을 수주했다. 수주 잔고는 959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수주 잔고가 증가한 이유는 최근 조선 발주가 늘어났고 여기에 LNG추진선이 대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는 해운 분야도 마찬가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부터 세계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선박용 연료 중 황산화물(SOx)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했다. 이로 인해 최근 선박들에는 탈황장치를 장착하거나 LNG 추진선을 도입하는 추세다.


여기에 동성화인텍의 기술력도 높은 수주를 달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는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우리는 경쟁사보다 먼저 운행 중 LNG의 자연 기화율(BOR)을 더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그 기술을 통해 오랫동안 마케팅을 펼치면서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쌓았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하고 LNG 쪽의 경우 그동안 준비했던 것이 성과를 보인다"며 "올해 수주 물량이 더 쌓일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도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동성화인텍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805억원에 365억원이다. 올해 전망치인 매출액 3572억원과 309억원 대비 각각 6.53%, 18.10% 증가다. 회사 관계자는 "수주한 물량이 많은 만큼 내년 실적도 괜찮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변수가 있지만, 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LNG와 관련된 시장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LNG 관련에서는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데 여기에 교체 수량도 발생하는 등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세가 되는 친환경 연료에 대한 개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미래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동성화인텍은 미국선급협회(ABS)와 지난해 11월 공동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하고 수소연료탱크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선박용 수소연료 탱크 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를 획득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산업 분야에서 친환경 연료에 대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친환경 에너지에 사용되는 수소의 약 -253℃에서 보관해야 할 정도로 단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데 동성화인텍의 경우 LNG를 통해 쌓인 기술을 통해 ABS 인증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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