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고등검찰청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은 이번 주 새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칼자루는 대검찰청이 쥐고 있다. 대검은 수원지검 등으로부터 요청 받은 진상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 내용을 밝히면 최근 증폭되고 있는 의혹의 실체도 모두 확인할 수 있어 대검의 결정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지난 9일 대검 감찰부에 공소장 유출 의혹 진상조사 내용을 공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친여' 성향으로 알려진 신성식 수원지검장도 이 공문을 승인했다. 이 고검장을 수사해 기소했던 전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들도 대검에 감찰부의 공소장 유출자 색출 내용 등을 공개해달라고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요청한 뒤 지난 9일에는 정보공개도 청구했다.
요청의 목적은 "무고함을 풀어달라"는 것이다. 전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들은 이 고검장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을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사들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자신들은 결백하니 진상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를 공식화하고 현재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했다.
이 가운데 공소장이 이 고검장의 핵심 측근인 A검사장에 의해 유출됐다는 이야기가 나와 전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들의 요청에 힘이 실렸다. 조선일보는 지난 9일 이 고검장의 핵심 측근인 A검사장이 검찰 내부망에 접속해 해당 공소장을 복사한 뒤 워드 파일로 편집해서 보관했고 대검 감찰부가 이를 확인한 뒤 정식 감찰로 전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매체는 이 고검장과 일한 B검사의 PC에서도 공소장 내용이 포함된 워드 파일이 발견됐지만 한동수 감찰부장의 지시로 법무부 중간보고에서 빠졌다고도 했다.
대검 감찰부와 한 부장은 이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보고를 받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큰 문제는 없다"고 의혹을 확대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 보도로 공수처로선 수사 방향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그간 공수처는 수원지검 수사팀을 겨냥해 수사해왔지만 이제는 그 범위를 A검사장, B검사 등으로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검사장과 B검사에 대한 수사 요구도 검찰 내부에서 빗발칠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가 대검 감찰부의 진상조사 보고서에 대한 압수수색 등에 다선 나설지 주목된다. 공수처는 대검을 4번 압수수색했지만 모두 감찰부의 진상조사 보고서에 대해서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달 26일 대검 정보통신과를 압수수색하면서 "대검 감찰자료를 확보했느냐"는 전 수원지검 수사팀의 질문에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고만 했다. 이에 검찰 내 일각에선 공수처가 의도적으로 수사대상에서 대검 감찰부를 패싱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공소장 유출 의혹은 대검 감찰부와 대검, 공수처, 법무부가 맞물린 '진실게임' 양상으로 가는 분위기다. 대검이 진상조사 보고서를 공개하면 진실은 바로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의 이목은 대검으로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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