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권 '씨티고객' 유치전…"오픈뱅킹 등록하면 우대금리 드려요"

하나銀, 씨티은행 고객에 수신금리 우대
오픈뱅킹 가입하면 1년 납입 시 2.0%
기존 금리보다 약 0.8~1.05%P 높아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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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소비자금융에서 철수하는 한국씨티은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출고객은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나서서 끌어오기 부담스럽지만, 탄탄한 우량자산을 가지고 있는 수신고객은 추후 저변확대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씨티은행 고객에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씨티은행 고객이 하나은행에 오픈뱅킹을 등록할 시 금리를 우대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에서 전혀 거래하지 않는 신규고객은 물론 하나은행과 씨티은행을 동시에 이용하던 기존 고객에도 적용한다.

대상상품은 하나은행 고단위 플러스정기예금이다. 1년 기준 2.0%의 금리를 부여한다. 3개월은 1.5%, 6개월의 경우 1.7%다. 해당 상품의 기존금리는 이날 기준 3개월(0.7~0.75%), 6개월(0.8~0.85%), 12개월(0.9~0.95%)다. 만기일시지급이 월이자지급 방식보다 0.05%포인트 더 높다. 이를 고려하면 0.8%~1.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주어지는 셈이다. 확정금리는 아니며 추후 조달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나은행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한 기반고객 확보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비단 씨티은행뿐 아니라 이전에도 신규 기반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비슷한 마케팅을 진행해왔다"며 "이번 금리우대 혜택도 은행권의 중요한 사업인 오픈뱅킹에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영업점을 지원하는 성격에서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씨티銀 자산가' 모셔오기 전략도

다른 금융사들도 씨티은행 고객을 영입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특히 씨티은행 자산고객 모셔오기에 집중하는 상태다. 씨티은행 영업점 인근에 지점을 두고 있는 시중은행의 경우 중복거래 자산고객에 대한 관리강화 지침을 내렸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자금을 여러 은행에 나눠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씨티은행에서 자행 기반고객으로 포섭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직 관련 마케팅을 시작하지 않은 타 금융사도 개별 영업점이나 지점장 등을 통해 관련 방침을 내리는 분위기다. 다른 시중은행은 몇몇 영업점에 씨티은행 수신계좌가 있는 고객이면 확인 후 전환을 제안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이 씨티은행 고객에 주목하는 건 국내 소비자금융 청산과정에서 이탈가능성이 높은데다 우량한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씨티은행의 수신상품에는 크게 수시입출금과 정기예·적금, 주택청약예·부금, 체크카드와 현금카드, 외환서비스 등이 있다. 기존 보유상품은 해지나 만기까지 이용 가능하지만, 향후 인력이 줄거나 영업점이 축소되면 소비자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씨티은행은 국내 금융시장 내에서도 자산관리 고객이 탄탄한 곳으로 꼽힌다. 씨티은행은 1980년대 국내 최초로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다만 여신부문에서 씨티은행 차주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거나 영업에 나서지는 않는 모양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지켜야 해서다. 연말 총량한도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대출자산을 늘릴 유인이 없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증가율은 3.8%~4.35%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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