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보이스톡 신화' 개발자 출신 CEO…혁신 DNA로 '글로벌 카카오' 도약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내년 3월 공식대표로 선임 예정
카카오페이 통해 '테크핀' 선도
IPO 성공으로 경영실력도 인정

[사람人]'보이스톡 신화' 개발자 출신 CEO…혁신 DNA로 '글로벌 카카오' 도약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젊음과 안정, 기술과 도전’


카카오 공동 수장으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상징하는 수식어다. 류 대표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올해 만 44세다. 공동대표인 여민수 현 대표(1969년생)보다는 8살이 어리다. 앞서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가 만 35세에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사례가 있지만 외부 영입이었다. 류 내정자는 내부 개발자 출신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차별점이다. 특히 개발자로는 보기 드물게 경영자로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성공을 거뒀다. 카카오의 혁신 DNA를 살려 글로벌로 도약하는데 류 내정자가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만 44세, 젊은 개발자 출신 CEO

카카오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어 여민수·류영준 공동대표를 새 내정자로 보고했다. 이들은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카카오가 갑자기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은 조수용 공동대표가 쉬고 싶다는 의사와 함께 사의를 표해서다. 여 공동대표는 최근 카카오의 숙제로 떠오른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적임자로 판단돼 연임이 결정됐다. 남은 한명의 적임자를 찾기 위해 김범수 의장이 고려한 사항은 ‘개발자’와 ‘사업 성공 경험’ 두 가지였다.


류 내정자는 이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인물이다. 그는 현재 카카오페이 CEO로 맹활약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카카오 보이스톡 개발자로 더 주목받았다. 삼성SDS 등을 거쳐 2011년 카카오에 입사한 뒤 국내와 국제 통화를 대체하게 만든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했다. 이후 국내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런칭시키며 카카오를 테크핀(기술+금융)의 선도기업으로 이끌어 냈다.


그 동안 카카오 CEO 중 개발자 출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앞서 언급한 임 전 대표는 투자 전문가였다. 여 공동대표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비즈니스모델(BM) 설계 전문이며, 사임 의사를 밝힌 조 공동대표는 서울대 미술대학원 산업디자인을 졸업한 디자인·전략 전문가다.

[사람人]'보이스톡 신화' 개발자 출신 CEO…혁신 DNA로 '글로벌 카카오' 도약

카카오페이로 사업적 성과 인정…IPO 성공도

사업적으로도 누구나 인정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보이스톡은 출시 초기 통신사들이 이용 제한을 걸자 카카오가 반발하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류 내정자는 이 과정에서 사업에 대한 도전에 나서게 된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이해 당사자와의 조율과 사업적인 판단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류 내정자는 2013년 카카오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업에도 첫 발을 내딛는다. 사업의 시작도 기술적인 부분이 밑 바탕이 됐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결제절차가 너무 불편하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간편결제 사업을 제안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보이스톡의 경험을 거울삼아 금융사들과 협력 관계를 쌓는 데도 힘썼다.


이후 류 내정자는 2017년 1월부터 독립법인인 카카오페이의 대표로 결제 서비스, 송금, 청구서, 인증부터 보험, 대출, 투자, 증권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기업공개(IPO)를 성공 시키며 경영자로서의 실력도 인정받았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을 지내고 있는 이력도 주목할 만하다. 핀테크의 생태계 성장은 물론이고 업계 전반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규제와 관련해 정부·정치권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 지 아는 인물’로도 평가된다.


내년부터 카카오를 이끌 여민수(오른쪽)·류영준 공동대표 내정자.

내년부터 카카오를 이끌 여민수(오른쪽)·류영준 공동대표 내정자.


"카카오 DNA 살릴 적임자"…글로벌 진출에도 속도 낼 듯

카카오 이사회는 류 내정자에 대해 "개발자로 시작해 기획, 비즈니스 등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며 카카오페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혁신 기업으로서 (카카오) 본연의 DNA를 살려 카카오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류 내정자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테크핀을 통해 카카오의 성장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톡에 쇼핑을 접목한 이커머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커머스사업은 간편결제와 시너지가 필수 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류 내정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류 내정자가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카카오페이의 IPO 경험도 카카오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시각도 있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상장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의 숙제로 꼽히는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류 내정자는 "사회적 책임 성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카카오에 중요한 시점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도 있다"며 "기술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비전을 지키며 ‘도전’이라는 카카오의 핵심 DNA를 바탕으로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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