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인터넷모바일뱅킹송금표액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전북 무주군에 거주하는 이덕진씨(70)는 최근 놀러온 손주의 도움으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았다. 제일 가까운 은행까지 걸어서 30분이 걸려 금융생활에 불편함이 컸기 때문이다. 처음 써보는 앱에 덜컥 겁이 났지만 ‘큰글씨모드’와 ‘느린안내’ 기능을 적용받아 첫 송금을 경험했다. 이씨는 "조금만 익숙해지면 은행에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아들이 보낸 용돈도 앱으로 확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점을 가지 않고 디지털 금융을 활용하는 노인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비대면 금융의 가속화로 지점폐쇄가 이어진 데다, 금융사들이 시니어 고객을 위해 앱을 개편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다.
5일 윤두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노인이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해 이체한 송금액은 383조9861억원에 달했다. 전년 273조9402억원보다 110조458억원(40.1%)이나 급증한 규모다. 4년 간 늘어난 액수만 179조9122억원(88.1%). 특히 지난 5월 기준 214조1960억원을 기록한 만큼 올해 400조원을 훌쩍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체 건수도 60세 이상 이용량이 지난해 1억8903건으로 전년대비 30.2% 늘었다. 전 세대 중 가장 빠른 증가세다. 50대 이상도 19.3% 신장한 6억3127건에 육박했다. 반면 디지털 이용량이 많은 20·30세대는 각각 16.9%, 8.1% 확대되는 데 그쳤다. 10~19세는 오히려 1.4% 감소했다.
영업점을 찾는 노인은 지난해 처음 줄었다. 60대 이상 고객이 오프라인 점포를 찾아 돈을 이체한 건수는 지난해 약 943만건이다. 1년 전 953만 건보다 소폭 감소했다. 애초 고령계층의 영업점창구 이용은 2017년 780만건에서 매해 증가하는 추세였다.
오프라인에서 팔지 않는 예금상품에 가입하는 노인들도 많아졌다. 노인들이 단순 계좌조회나 송금뿐 아니라 금융상품을 구매하는 등 적극적인 디지털 금융에 참여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지난해 60대 노인이 개설한 온라인 전용 수시입출식 예금계좌는 전년 14만6344건 대비 6만704건(41.4%) 늘어난 20만7048건이다. 올해 5월까지 이미 21만7658건을 기록, 지난해 전체 건수를 넘어선 상태다. 저축성 예금은 건수와 금액 모두 20·30대는 줄어들었지만, 50대와 60세 이상은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디지털 기기를 통한 대출실행은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간 20~50대가 온라인전용 상품으로 받은 대출금액은 60~90%가량 불어났다. 하지만 고령층의 경우 1조8640억원에서 2조880억원으로 12.0%가량 늘어났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은 시니어고객도 편리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달부터 시니어 고객을 위해 앱 화면을 최대한 간결하게 바꾼 우리은행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시니어고객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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