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기, 심사부터 사퇴종용·뇌물 의혹… 檢 '대장동 멤버'로 조사

대장동 개발 적극 개입·황무성 전 사장 사퇴 과정 논란… 유한기 측 "사실 아니다"

유한기, 심사부터 사퇴종용·뇌물 의혹… 檢 '대장동 멤버'로 조사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인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과 성남도개공 전임 사장 퇴임 과정에 개입한 것은 물론 뇌물수수 의혹까지 불거진데 따른 조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대장동 개발 과정과 최근 공개된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 녹취록에 대한 추가 확인 작업에 나섰다. 현재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에 깊이 관여한 정황을 확인한 상태로 사실상 유 전 본부장을 '대장동 멤버'로 분류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태의 키맨인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 이어 성남도개공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유투'로 불렸다. 앞서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민용 투자사업팀장(변호사)을 통해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을 확인한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 역시 이 과정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절대평가에서는 평가위원장으로, 상대평가에서는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절대평가 심사위원은 유 전 본부장과 김문기 개발사업1처장, 정 팀장 등 3명이었다.


황 전 사장 퇴진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개입한 흔적도 포착됐다. 2015년 2월 유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을 언급하며 사표 제출을 종용하는 녹취파일이 공개되면서다. 황 전 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고 이후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맡아 대장동 사업을 이끌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잇따라 고발된 상태다. 한 시민단체가 유 전 본부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데 이어 국민의힘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죄·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유 전 본부장 등을 대검찰청에 추가 고발했다. 대검이 이 사건을 대장동 개발의 추진 배경과 과정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에 배당한 점을 감안하면 유 전 본부장 역시 다각도로 조사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자산관리측으로부터 억대의 뒷돈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안은 전담수사팀이 들여다보고 있는 상태로 해당 자금의 성격과 흐름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자 그동안 침묵하던 유 전 본부장 역시 입장 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황 전 사장은 공사업자와 관련된 소문과 사장 재직 당시 사기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고 이를 공사에 알리지 않았다"며 본인의 명예를 고려해 사퇴를 건의하게 됐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 등 윗선을 언급한 것 역시 황 전 사장의 사퇴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김만배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연락처도 모르는 사이"라고 반박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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