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美 살인사건 9·11 테러때보다 급증…100여년 내 최대 증가

예외적 상황…추세적으로는 하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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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지난해 미국의 살인 사건이 인구 10만명당 7.8건으로 전년 대비 30% 급증했다. 10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사망진단서 정보를 집계해 이달 초 발표한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CD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인구 10만명당 살인사건 7.8건이 발생했다. 2019년 10만 명당 6건보다 30% 늘어난 수준이다. 9·11 테러가 발생했던 2001년의 증가율 20%를 훌쩍 뛰어넘어 19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퓨 리서치센터는 "CDC가 수치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이 전국 사법기관으로부터 수집한 수치를 참고하면 지난해 미국 내 살인사건은 총 2만1570건이 발생했다"며 '199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전년(1만6669건)에 비하면 29.0%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FBI의 수치는 모든 사법기관 자료를 집계하지 않았기 떄문에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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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주(州)에서 살인 사건이 증가했다. 몬태나주(84%), 사우스다코타주(81%), 델라웨어주(51%)가 특히 높았다. 뉴욕주(47%), 펜실베이니아주(39%), 일리노이주(38%), 오하이오주(38%), 캘리포니아주(36%) 등 인구밀도가 높은 주에서도 평균보다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살인 사건 급증의 이유는 분명치 않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찰의 가혹행위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나타난 사회·경제적 변화가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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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큰 틀에서 최근 수십년간 인구당 살인사건 비율은 하락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2020년은 다소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CDC에 따르면 지난해 10만명 당 7.8건은 1990년대의 10만명 당 10건 대비 22%가량 적은 편이다. 또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비해서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살인보다는 자살, 약물 과다복용에 의한 사망이 더 많았다. 지난해 자살은 10만명 당 13.5건, 약물 과다복용은 10만명 당 27.1건)으로 집계뙜다. 또 살인사건의 77%는 총기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대비 비중이 4%포인트 늘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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