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자원 절약, 환경 오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은 지난해 기준 하루에 7000t 정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상황에 따라 배달 문화가 확산되면서 더욱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 중 50% 이상이 그냥 소각ㆍ매립돼 자원 낭비는 물론 환경 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1t을 소각ㆍ매립하려면 9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친환경적 처리가 필수적이다. 이 같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쉽게 썩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제조해 사용하거나 기계적ㆍ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찾기 위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우선 바이오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미생물, 전분 등 바이오매스(Biomass)를 활용해 생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을 말한다. 예컨대 화학연은 2019년 생분해되지만 강하고 질긴 비닐 봉투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또 최근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작년 대비 2025년까지 36% 성장하는 등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 플라스틱 중 1년내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지난해 123만t 규모에서 2025년 180만t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 중에선 LG 화학과 SKC 등이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에 뛰어들어 2~3년내 시장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자원화하는 기계적ㆍ화학적 재활용 연구도 활발하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플라스틱 문제 해결 대책을 발표하면 재생원료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목표를 설정한 후 빠르게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사용된 플라스틱을 분쇄ㆍ세척ㆍ선별ㆍ혼합 등 기계적 처리를 거쳐 재생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기계적 공법’, 플라스틱을 정제하거나 고분자 덩어리를 해중합(解重合)시키고, 또는 화학원료화하는 ‘화학적 공법’으로 나뉘어진다. 기계적 재활용의 경우 이미 상업화가 완료돼 진입 비용이 적고 에너지가 적게 드는 등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뛰어나다. 재활용을 거듭할수록 질이 낮아지고 회수된 플라스틱이 오염돼 있거나 재질 별로 분류하기 어려울 경우 재활용 자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화학적 재활용 공법이 급속도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는 1290만t이며 이중 화학적 재활용은 90만t에 불과하다. 그러나 장점이 부각되면서 2030년까지 410만t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업체 중에는 BASF가 2018년 화학적 재활용을 최초로 상업화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황동원 화학연 탄소자원화연구단장은 "플라스틱 사용이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원래 물질로 되돌려 플라스틱의 이로움은 유지하면서 환경오염과 생태계 위협을 최소화 해야 한다"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대응을 정책적 지원과 산업계의 노력,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국민들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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