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 탈북민에 처방하는 '마약류 의약품' 관리 허술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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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탈북민의 사회 정착을 돕는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서 처방용 마약류 의약품 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체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하나원 내 의료시설 하나의원은 당국에 보고한 것보다 향정신성의약품을 과다하게 보유한 것이 적발돼 지난해 4월 '경고' 처분을 받았다.

하나의원은 당시 신고했던 재고량보다 향정신성의약품 5종을 총 245.5정이나 더 보유한 상황이었다. 해당 5종은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를 포함해 '리보트릴', '알프라조람', '아티반', '디아제팜' 등 대부분 안정제나 수면제로 쓰이는 약이었다. 약품의 1회 복용량이 통상 0.5~1정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초과 재고량은 적지 않은 규모로 분석된다.


현행법상 향정신성의약품을 다루는 의료기관은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해당 의약품의 품명과 수량, 재고량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하나원 측은 지난해 2∼4월 교육생 다수에게 처방했다가 이후 증상이 호전됐거나 부작용이 있는 교육생들이 반납한 약품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나의원은 또 자체 작성하는 '마약류 저장시설 점검부' 관리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과 청소년 탈북민을 수용하는 경기 안성 하나원 본원은 지난해 2월24일부터 4월 23일까지, 남성 탈북민이 있는 강원 화천 분소는 지난해 3월27일부터 4월27일까지 점검부가 누락됐다.

하나원 측은 감사 이후 신고되지 않았던 향정신성의약품을 관할 보건소를 통해 폐기했으며, 현재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일반의약품과 구별해 잠금장치가 있는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북한이탈주민 상당수가 탈북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탈북민에게 하나원은 대한민국 생활의 첫 관문인만큼 약물이 오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마약류 의약품 관리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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